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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판 거래’ 윗선 박근혜·양승태도 겨눈다

입력 2018.08.14 21:52

김기춘·차한성 ‘강제징용 판결’ 논의…수사 전망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도 배석…법관 해외파견 재개도 성사

검 ‘외교부 공식 문건’ 확보

검찰, ‘재판 거래’ 윗선 박근혜·양승태도 겨눈다

검찰은 2013년 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과 차한성 전 대법원 법원행정처장(64·사진)의 회동이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 사이에 재판거래가 이뤄진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본다. 김 전 실장과 차 전 처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검찰 수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이 김 전 실장과 차 전 처장의 회동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이들이 박 전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2인자들이라는 점이다. 행정부와 사법부 수장의 뜻을 2인자들이 교환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양측은 당시 회동을 즈음해 서로에게 원하는 바를 제시했고, 실제 그 ‘거래’는 성사됐다. 청와대가 요구한 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은 2013년 7월 각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2심 판결 이후 지금까지 5년 이상 최종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또 대법원은 이 회동에 배석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을 통해 자신들이 바랐던 법관의 해외공관 파견을 성사시켰다. 대법원이 판결을 미루는 사이 사건 원고인 강제징용 피해자 9명 중 7명이 고령 등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과 차 전 처장의 회동 사실이 외교부 공식 문건을 통해 확인된 만큼 당사자들이 쉽게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외교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회동을 전후해 만들어진 자료를 문서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외교부는 자료 보존에 철저한 부서”라며 “대법원에서 찾을 수 없던 문건도 외교부엔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윤 전 장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하며 관련 진술을 보강했다.

박 전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도 검찰 수사망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일제 강제징용 사건에 민감했던 것은 배상 판결이 확정될 경우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들로부터 유사한 소송이 잇따라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청와대의 위기의식이 깔려 있던 것으로 의심한다.

법관의 해외공관 파견을 재개하기 위해 애쓰던 법원행정처는 이 같은 청와대의 요구를 기회로 받아들였다. 해외파견은 매해 1~2명의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로 대법원장이 전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선발성 인사다.

2012~2013년 작성된 법원행정처 문건들에는 “2010년 중단된 주미 대사관,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파견을 되찾아야 한다” “김기춘 비서실장, 이정현 홍보수석 등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또 김 전 실장이 양 전 대법원장의 경남고 선배란 점에도 주목한다. 둘이 사적으로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사법부를 컨트롤하기 위해 김 전 실장을 비서실장에 앉혔다는 얘기가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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