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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일자리 문제 풀어나가야

입력 2018.08.26 20:56

수정 2018.08.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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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일요일. 취업자 증가폭이 8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고용쇼크’에 당·정·청이 이례적으로 긴급회의를 가졌다. 고용률 하락도 쇼크지만 더 놀란 건 따로 있다. 일단 일요일 회의는 당·정·청이 나름 긴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성의 표현이라면 몰라도, 위기라는 생각에 대책마련을 하고자 모였다면 그게 더 쇼크다. 일자리 창출은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어느 나라나 겪고 있는 최대 난제로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 중의 공약이다. 그렇게 위중한 과제라면 취임 초부터 대통령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하고도 긴급한 사안으로 다뤄졌어야 했다. 취업률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추세를 예측하면서 플랜B를 준비했어야 마땅하다. 이 정도로 고용률이 추락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놀라 이 같은 퍼포먼스를 펼쳤고, 긴급 회동 뒤에도 뾰족한 대안이 여전히 없다는 데 경기가 날 것 같다.

[정동칼럼]‘모두’가 일자리 문제 풀어나가야

과거 정부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대통령, 일자리정부가 되겠다고 공약하였고,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신설한 바 있다. 일자리위원회에서는 올해 일자리예산이 19조2000억원이라고 하고, 보수언론에서는 2017·2018년 본예산 36조원에 2차례 추가경정예산 14조8000억원, 올해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 등을 합쳐 무려 54조원을 썼다고 한다. 게다가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면서 작년 한 해 동안 공무원을 1만9293명 늘렸다. 2016년 늘린 공무원 수 8191명의 2배가 넘는다. 공기업 직원도 1만2000여명을 더 늘렸다. 뚜렷하게 누구를 위해,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주겠다는 것인지, 천문학적인 액수에 비해 사업의 목표는 대단히 흐릿하다.

40여명 남짓 일하는 환경재단에서도 가끔 공채를 한다. 스펙 화려하고 자격증도 많고 열의도 충만한 젊은이들이 너무 많은데 그들을 다 뽑아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쓰럽다. NGO단체는 늘 자원과 사람이 부족하다보니 정부나 기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알뜰하다. 그런데 이런 시민단체가 애써 일궈놓은 프로그램을 정부부처가 별도 산하재단을 만들어서 유사 활동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대규모 유통업체에 밀려 고사 직전인 동네가게 같은 심정이다. 한술 더 떠서 그런 단체는 으레 부처 퇴직자들이 자동으로 자리를 차지하던데, 젊은이도 일자리가 없어 애타는 마당에 가당치 않은 꽃놀이는 사라져야 한다.

각설하고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제3섹터에서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정부와 다양하게 협업한다. 2015년 통계청 기초통계조사에 의하면 제3섹터로 지칭되는 공익법인, 비영리민간단체 등이 우리나라 GDP의 약 13%에 달한다. 71만5328명이 종사하여 우리나라 전체 상근 근로자 수 1421만3235명의 약 5%에 해당할 만큼 적지 않다. 또한 우리나라는 특히 올해 들어서 환경 면에서 국민의 요구에 비해 정부의 대처가 미흡한 점이 많았다. 미세먼지부터 쓰레기 대란, 폭염에 태풍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엄청난 위협이긴 하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기회이기도 하다. 빌 게이츠는 제2의 MS가 환경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 강조하며 그린오션으로 나아가자 강조하였다. 실제로 그는 탄소포집 기술이나 식물로 만든 햄버거 등 환경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환경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그린잡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정부가 진정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제3섹터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인터넷 기술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센 와중에 일자리는 이제 창직(創職)의 영역이 돼가는 것 같다.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신기술로 인해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사라진다고 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외주 연구 공모 주제 가운데 4차 산업 관련은 2000만원짜리 한 건에 불과하다. 사실 여러 부처를 위원회가 컨트롤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그래도 우리 정부가 어떤 연구 분석을 기반으로 어떤 계획과 전략하에 주로 어떤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지 큰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과문한 탓인지 잘 모르겠다. 천문학적 액수를 쓰는 프로젝트의 규모에 비해 과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이제라도 국민의 세금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떻게 집행되었고, 어떻게 집행될 예정인지 위원회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면 다소 안심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경영구루 오마에 겐이치 저서 <난문쾌답>의 쾌도난마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당·정·청의 각오 따위, 무의미하다. 이제라도 당·정·청과 기업, 시민사회가 같이 만나자. 함께 일자리 문제를 풀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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