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법원 해석을 위헌 지적한 사실상 ‘한정위헌’…대법원에 경고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법원 해석을 위헌 지적한 사실상 ‘한정위헌’…대법원에 경고

입력 2018.08.30 22:11

수정 2018.08.31 11:05

펼치기/접기
  • 이범준 기자

법조계선 “대법원의 판결을 위헌 결정한 것으로 봐야”

반발 우려해 에둘러 표현…“피해 구제 미뤄질 듯” 지적

대법원이 재심청구 안 받아들일 수도…정부가 해결해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펄럭이고 있는 헌재 휘장(왼쪽 사진)과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입구 위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펄럭이고 있는 헌재 휘장(왼쪽 사진)과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입구 위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경향신문 자료사진

헌법재판소가 30일 ‘양승태 대법원’의 과거사 사건 판결과 관련해 내린 위헌 결정은 대법원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법률해석에 대한 헌재의 어떠한 판단도 따르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완강한 입장을 우려해 법률이 위헌이라고 복잡하게 에둘렀다. 이에 따라 결론이 명료하지 못하고 피해자 구제가 미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의 잘못된 법률 해석을 위헌으로 판단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과감하게 내렸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 사실상 한정위헌

헌재 박준희 공보관은 “오늘 위헌으로 선고된 것은 대법원의 법률해석이 아니라 국회가 만든 법률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결정문을 아무리 봐도 법률조항에 위헌을 선언한 것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대법원의 법률해석(판결)을 위헌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회가 만든 법률이 아닌 법원의 해석을 위헌으로 판단하는 결정을 한정위헌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부 재판관들은 이날 결정에 대해 한정위헌을 뛰어넘는, 판결취소 성격이 있다고 했다. 민법에 정해진 6개월 소멸시효를 대법원이 과거사 사건에 적용하면 안된다는 결정에서 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이 반대의견을 내면서 그렇게 밝혔다.

세 재판관은 “법원의 심판대상 조항들에 대한 해석·적용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경우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므로 모두 각하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도 “법원의 일반적인 법률해석 방식을 문제 삼는 ‘한정위헌’이라기보다 특정 판결의 해석을 문제 삼은 ‘적용위헌’에 가깝다”고 했다. 최소한 한정위헌이고 사실상은 재판취소라는 것이다.

■ 판결취소는 포기

법조계의 관심을 모았던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 청구는 기각했다.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 대법원이 패소 판결한 것과 관련한 청구다. 대법원의 반발을 우려해 한정위헌도 하지 못한 헌재가 판결취소까지 하기는 무리였다는 설명이 나온다. 헌재 내부에서는 “판결취소는 매우 예민하고 첨예한 문제인데, 이번 사건은 현실적으로 실익이 없었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에 헌재가 취소한 판결은 국가의 세금부과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었다. 그 대법원 판결을 취소할 때는 세금부과도 없애는 실익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정부가 긴급조치 피해자에게 배상해주지 않고 대법원도 정부가 맞다고 한 판결이다. 이런 판결을 취소해봐야 당사자들에게 당장은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은 법률 자체에도 문제가 제기됐었다. 국가배상법 2조 1항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를 배상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긴급조치는 고의 또는 과실이 아니라고 대법원은 밝혔다. 이에 청구인들은 ‘고의 또는 과실’만 배상하라는 조항은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박준희 공보관은 “합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 공은 대법·정부로

헌재는 이날 과거사 판결과 관련해 두 가지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과거사 피해자들에게는 6개월 소멸시효를 적용하면 안된다는 것과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으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해석이 틀렸다고 판단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헌법소원 당사자들은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당사자들만 재심청구가 가능하다.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거나 이미 재판이 끝난 사람은 구제받지 못한다. 대법원이 이날 헌재 결정이 사실상 한정위헌이라며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다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살려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재심을 받아들여도 다른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다시 할 수도 있다. 더구나 재심청구를 제기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결국 배상금을 달라는 소송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