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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비·회사 개발비는 자산일까 비용일까

  •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자녀 교육비·회사 개발비는 자산일까 비용일까

바늘구멍보다 더 좁다는 취업문을 통과해 큰 기업에 입사한 나신입씨는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부서에 배치돼 근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학생 때의 기대와는 달리 매일 반복되는 격무와 딱딱한 조직생활에 서서히 지쳐가던 그는 2년만 더 다니고 의학전문대학원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입시학원과 대학원 정보 등을 확인한 나씨는 다시 절망에 빠졌다. 입시부터 대학원 졸업까지 최소한 2억원 정도는 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2억원이면 회사생활 3년으로 모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니 결국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나씨 부모는 그의 결정을 존중해 모자라는 학비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나씨와 그의 모친은 앞으로 대학원 준비를 위한 학원비와 추후 발생할 대학원 학비에 대해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투자 개념으로 생각했고 원금이 보장되는 자산으로 판단했다. 대학원에 합격하고 무사히 학업을 마친 후에 훌륭한 의사가 되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나씨 부친은 생각이 조금 달랐다. 미래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좋지만 대학원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고, 대학원에 합격해서 학업을 무사히 마친다고 해도 늦은 나이에 의사로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다는 확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식의 새로운 도전을 말릴 수는 없어서 결국 노후자금 중 많은 부분을 희생한다는 심상으로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2억원이라는 돈은 미래에 회수가 불확실할 수 있으므로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비는 자산이 맞을까? 비용이 맞을까?

최근 자본시장에서 바이오기업들의 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된 논란이 뜨겁다. 일부 신생 바이오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한 것이다.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 판매허가만 받으면 그동안의 개발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반대로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측 입장에서는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 만약 성공을 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점을 들어 개발비를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회계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적으로 성공이 가능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은 별개이다.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으니 반드시 많은 돈을 버는 의사가 된다는 등식이 항상 성립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회계기준은 개발비를 자산과 비용 중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법처럼 정해 놓지 않았다.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미래에 현금이 유입될 가능성 등 여러 근거를 토대로 기업이 스스로 정해야 한다. 이렇게 회계기준은 기업의 자율성을 많이 보장하고 있는데 만약에 기업이 부적절한 회계처리를 하면 주주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를 보호할 수 없게 된다.

자산으로 인식한 부분이 오류로 판명되면 큰 금액을 일시에 손실로 떨어내거나 과거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올해 반기까지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개발비와 관련해 손실처리나 과거 자산 처리한 부분을 비용으로 돌리는 수정을 했다. 기업 스스로 과거 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오류를 인정한 셈이 되었다.

자식의 학업이나 회사의 신제품 개발 모두 애정을 듬뿍 담아 큰 기대를 하는 게 인지상정이겠지만 미래 성과에 대한 확신이 어렵다면 보수적으로 비용처리하는 게 타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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