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법원행정처 심의관들 주장…양승태 지시 가능성 커져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70)과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독대를 앞두고 옛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사법부의 국정운영 협력 사례’ 문건을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 전 대법관(61)이 주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 작성에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이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도 커졌다.
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나와 “박 전 대법관이 적어준 메모를 바탕으로 ‘현안 관련 말씀자료(대외비)’, ‘정부운영에 대한 협력 사례’ 등의 문건을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박 전 대법관이 제시한 사례를 문건 형태로 정리해 보고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7월27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현안 관련 말씀자료(대외비)’ 문건과 같은 해 7월31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부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 문건에는 과거사·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전국교직원노동조합·통상임금·KTX 승무원 사건 등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사법부가 최대한 노력”한 사건으로 적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해 8월6일 박 전 대통령을 독대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6월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런 건 일회성으로 왔다 갔다 했겠죠. 언제든지 (행사가 있으면) 뭔가 말씀자료를 준다. 그런 거 제가 한 번씩 보고 버린다”고 말했다.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받는 나상훈 대구지법 포항지원 부장판사(41)는 최근 검찰에 나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자료를 복사해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이던 2016년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의 서울서부지법 집행관 수사 정보를 빼돌려 임종헌 전 차장(59)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