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의 특허소송 자료를 빼돌려 청와대에 전달하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52·현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대법원 재판 관련 기밀 문건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검찰이 이 문건들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는 결과”라고 반발하며 대법원에 유 전 연구관을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5일 유 전 연구관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인 김영재 원장 부부 측이 제기한 개인 특허 소송을 도왔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그 과정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대법원 판결문 초고 수백개가 파일 및 출력물 형태로 대량 반출돼 변호사 사무실에 보관된 것을 발견했다. 외부 유출이 금지된 대법원 기밀자료들이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위법하게 대법원 자료를 반출한 것으로 의심했지만 이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가 특허소송 관련 보고서 1건으로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자료의 임의제출을 요구했지만 유 전 연구관은 “영장을 가져오라”고 거부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자료들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새로 청구했지만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을 기각했다. “공공기록물관리법위반죄 및 형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는 사유였다.
검찰 관계자는 “심각한 불법 상태를 용인하고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는 결과가 돼 대단히 부당하다”며 “지금부터는 이 자료들이 은닉, 파기돼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연구관의 불법반출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대법원에 고발을 해달라고 정식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