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대법원의 과거사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는 김이수·안창호 재판관의 소수의견에 대해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65)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헌재가 최근 과거사 관련 결정을 하면서 판결 그 자체에 대해서는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동의하느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소수로 돼있는 두 분(김·안 재판관)의 의견이 저는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소수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자는 “그렇다”고 했다.
이석태 헌법재판소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헌재는 지난달 30일 고문 수사나 간첩조작 등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 청구권에 일반적인 민법상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게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서도, 대법원의 과거사 판결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김·안 재판관 두 명은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판결들이 대법원의 기존 입장과 모순되고, 긴급조치 1·9호가 위헌이라는 2013년 3월 헌재 결정과도 배치된다는 이유였다.
한편 이 후보자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해서는 “사법부나 법관이라 하더라도 어떤 불법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제대로 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법관들이 사찰을 한 자료를 보고 참 충격을 받았다”며 “법관은 독립이 제일 중요한데 외부로부터의 독립이 이뤄져도 내부에서 법관들이 재판을 잘 할 수 없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심리하는 별도의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 후보자는 “사법부 독립과 연관된 면이 있어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면답변서에서는 이 후보자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의무적으로 진행한다거나 특별법원의 구성을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27조 1항에 어긋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