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건 확보…당시 ‘각하 가능성 크다’ 의견 내
‘양승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지자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하면서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 문건들이 집중적으로 작성된 시기였다.
검찰은 관련 소송을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할 대법원이 청와대 요청을 받고 미리 법리 검토를 해 준 것으로 의심한다.
1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옛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메르스 사태 관련 국가배상 책임 등 검토’ 문건을 확보했다. 외부용으로 작성된 이 문건에는 문정구 법무법인 한길 변호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쟁점과 예측 결과가 적혀 있었다. 문 변호사는 “정부가 19일간 병원 정보를 비밀에 부쳐 국민을 메르스 감염 위험에 빠뜨렸다”며 2015년 6월19일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행정처는 유사 판례를 언급하면서 “각하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본안 참고 사례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을 들었다. 2008년 5~6월 진보신당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 고시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는 그해 12월26일 해당 고시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법원행정처가 법리 검토를 한 지 5개월 만인 2015년 11월6일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는 메르스로 인한 직접 피해자가 아니라서 원고 자격이 없고 피고도 대한민국이 아닌 관할 행정청인 보건복지부로 해야 한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법원행정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던 삼성서울병원의 책임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상대로 청와대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