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남은 회장 임기 업적 쌓기
23조원 중장기 투자계획 발표 등 내부서 ‘석세스 플랜’ 본격 가동
‘박근혜 꼬리표’에 정부 불신 남아…남북정상회담 동행 기업서 제외
10월 국정감사가 ‘성공’ 시험대
KT가 임기를 1년6개월 남긴 황창규 회장(65·사진)의 ‘석세스 플랜(Success Plan)’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정권교체에도 외풍을 타지 않고 잔여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후임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첫번째 KT 회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3차 남북정상회담’ 동행 기업인 명단에 황 회장의 이름이 빠진 데 이어 난타전이 예상되는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까지 앞두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의 업적 쌓기에 시동을 걸고 본격 추진에 들어갔다. 황 회장은 지난 10일 ‘4차 산업혁명 중심 혁신성장 계획’ 발표에서 “5G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KT그룹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에 놓칠 수 없는 기회”라며 “5G,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를 선도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추진에 첨병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임기 만료까지 국가 경제성장과 연계해 자신의 사업비전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것이다.
KT 안에서는 최근 황 회장이 향후 5년간 23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그의 언행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2015~2017년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해 거액의 실탄을 비축해둔 황 회장이 정부와 ‘사전 교감’ 끝에 이 같은 투자계획을 내놨다는 해석이 뒤따르면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황 회장이 ‘후임 인선’까지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02년 민영화 이후에도 최고경영자(CEO) 선출 때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등에 업은 정부 입김에 시달렸는데 그런 관행과 단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 정부·여당 인사 사이에서는 ‘박근혜 꼬리표’를 완벽히 떼지 못한 황 회장에 대한 불신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전날 청와대에서 발표한 ‘3차 남북정상회담’ 동행 기업인 명단에 황 회장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달리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회장은 황 회장과 처지가 비슷했던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지난 4월 중도 사퇴한 뒤 회장에 선출됐다. ‘재판은 재판, 일은 일’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방북 명단에 포함시킨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황 회장은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14차례 해외 순방을 가는 동안 단 1차례도 동행한 적이 없다.
결국 정권의 신임과 불신임 사이에서 황 회장의 시험대는 오는 10월 국회 국정감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뿐 아니라 정무위원회에서도 증인석에 설 가능성이 높다. 정무위에서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KT의 케이뱅크 주주 참여와 관련해 황 회장에 대한 증인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과방위에서는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등과 관련해 황 회장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이통사들이 보편요금제 도입에 회의적인 상황에서 황 회장으로서는 정부를 비난하는 야당의 공세적 질문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기가 곤혹스럽다. 황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의 칼끝도 여전히 유효하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황 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최악은 면했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만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