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맞아 ‘명품 다큐멘터리’들이 대거 안방 극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KBS 1TV는 지난 22일 오후 8시 다큐멘터리 <노모(老母)>를 방송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노모>는 5.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00년을 버티는 낡은 집 한 채, 긴 세월 버텼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명성 없이 허물어져 가는 그 집에 86세 어머니(정태정 할머니)가 홀로 산다. 낡은 집, 늙은 어머니, 시간은 어떻게 응축되어 아름다움으로 변하는지 포항 죽장면 매현리를 담아냈다.
KBS 1TV 추석특집 다큐멘터리 <노모(老母)>. KBS 제공
KBS 1TV 추석특집 다큐멘터리 <노모(老母)>. KBS 제공
방송은 300년 종가를 지켜온 종부이기도 한 정태정 할머니의 86번째 생신날을 담았다. 여덟 자식을 낳았으나 어려서 잃은 자식이 셋이고, 딸 셋과 아들 둘을 무탈하게 키워냈다. 집안 대소사 많은 것 익히 보면서 자라서인지 해마다 제사 때며 묘사 때며 집안 행사에 빠짐없이 오는 착한 자식들이다.
그중에서도 자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날은 할머니의 생신날, 딸과 사위는 물론 친손 외손까지 몰려드니 1년 중 가장 큰 잔칫날이다. 이 많은 자손들 함께 모여 어머니의 기쁨이 되어줄 날이 앞으로 몇 해나 남았을까. 해가 갈수록 더욱 안타깝고 소중하여 예순이 넘은 딸이 노래를 부르고 쉰이 넘은 아들이 재롱을 피운다.
방마다 자식들이 그득하고 마당에 발자국 소리 요란했다. 오래 전 할머니가 젊었던 그 시절처럼 식구들 웃음소리로 가득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짧다. 날이 저물고 다시 해가 밝자 자식들은 모두 뿔뿔이 도시로 흩어져갔다. 이 오래된 집에는 다시 86세의 어머니 홀로 남는다. 그리고 어머니는 또다시 대문 밖으로 흘러가는 세월을 구경한다. 그 모습 위로 김소월의 시를 정미조가 노래한 ‘개여울’이 흘렀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중략)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KBS 1TV는 이날 밤 10시20분에는 추석특집 <나무야 나무야> 2부작을 방송했다. 1편 ‘파라다이스가 있다면’에서는 포항 낙우송 숲 이야기를, 2편 ‘아낌없이 주는 나무’(23일 밤 9시30분)에서는 천안 광덕산 호두나무 숲 이야기를 만난다. 1편의 시청률은 4.4%를 기록했다.
23일과 24일에도 명품 다큐는 이어진다.
KBS 1TV 추석특집 다큐멘터리 <헬로 시스터즈>. KBS 제공
EBS 1TV 다큐멘터리 <야생의 세렝게티>. EBS 제공
23일 밤 8시10분 KBS 1TV에서 방영되는 추석특집 <헬로 시스터즈>는 남원 시골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노부부가 생애 처음으로 이탈리아 베로나로 해외여행에 도전한 모습을 담았다. 단순 관광 여행이 아니라 그곳 농부들과 함께 농사일을 해보는 팜스테이 여행으로, 그들의 작물 재배법과 농가생활을 익히며 두 농촌마을의 삶을 비교 체험한다.
EBS 1TV에서는 22일 밤 10시 <야생의 세렝게티-사냥의 기술>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세렝게티 초원에서 포식자가 살아남기 위한 조건을 담았다. 특히 새끼가 딸린 어미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은 사냥 능력이다.
초식동물이 거대한 무리를 이루며 싱싱한 풀을 찾아 긴 여정에 돌입하는 대이동 기간은 포식자들에게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이 기간에는 골든 자칼이나 하이에나 역시 고된 사냥이나 남의 먹이를 빼앗는 수고에서 벗어나 성찬을 즐긴다. 세렝게티에서 사냥은 하루라도 목숨을 더 잇기 위해 매일같이 행해야 하는 경건한 의식이다. 사냥꾼도, 사냥감도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린다.
오는 23일 밤 10시에는 <야생의 세렝게티-방어의 기술>이 방송된다. 포식자가 갖춰야 할 생존 조건이 사냥이라면 사냥감의 생존 조건은 방어 기술이다. 야생의 세렝게티에서는 지켜야 할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자기 목숨이 가장 중요하다. 목숨을 지켜야만 하루를 더 생존할 수 있어서다. 특히 가젤은 새끼가 쫓기는 상황이 되면 자신을 미끼로 던져 포식자들로부터 새끼를 지킨다.
EBS 1TV 다큐멘터리 <경계 없는 밤하늘>. EBS 제공
JTBC 미식기행 다큐멘터리 <두 도시 이야기>. JTBC 제공
오는 24일 밤 11시 55분에는 <경계 없는 밤하늘>을 방송한다.
세계 각지 천체 사진작가들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산 밤하늘과의 연결고리를 되찾는 모습을 담았다. 은하수, 일식, 오로라, 운석우 등을 담은 이들의 사진과, 그 사진을 얻기 위한 위험하고도 흥미진진한 여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JTBC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기념해 서울과 평양을 배경으로 한 미식기행 다큐 <두 도시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에서는 평양의 생생한 거리 풍경은 물론 옥류관 등 현지 식당의 음식을 구경할 수 있다. 그동안 평양을 다룬 국내 방송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화면이 다채롭게 포함됐으며, 분단 후 70년 세월 동안 달라진 남북의 입맛을 비교해보는 계기도 될 것으로 제작진은 기대했다.
총 2부작으로 23일 밤 9시에는 1부 ‘서울 요리, 평양 료리’, 24일 밤 8시 50분에는 2부 ‘한강과 대동강’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