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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배’ 왜 줄었나 했더니…

입력 2018.09.26 21:51

수정 2018.09.2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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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배 재배면적 반토막…폭염에 작황 나빠 가격 급등

“배 줄이고 바나나 올려”…가성비 좋은 열대과일에 밀려나

추석 차례상 ‘배’ 왜 줄었나 했더니…

박모씨(51·대전 유성구)는 이번 추석 차례상에 큼직한 바나나를 한 송이 올렸다. 온 가족이 즐겨 먹는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쌌다. 대신 전통 과일인 배는 1개만 올렸다. 지난해 추석상에는 배를 4개 놨다.

박씨는 “이번 가을 들어 배 등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많이 살 수가 없었다”면서 “외래 과일인 바나나로 조상을 모신다는 것이 좀 그랬지만, 가성비가 좋은 바나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통 과일인 배가 위기를 맞고 있다. 배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최근 10년간 반토막 난 반면 열대과일인 바나나와 망고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이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보니 2008년부터 2018년 8월까지 배 재배면적이 1만8277㏊에서 1만302㏊로 43.6%(79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도의 배 재배면적은 2008년 22㏊에서 0이 됐다. 제주도에서는 더이상 배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배 생산지인 울산의 배 재배면적은 1027㏊에서 361㏊로 64.8% 줄었다. 경남은 1515㏊에서 585㏊로 61.4%, 충북은 943㏊에서 405㏊로 57.1% 각각 감소했다.

재배면적이 줄어드니 생산량도 그만큼 줄었다. 배 생산량은 2008년 47만745t에서 2018년 8월 현재 23만8014t으로 49.4%(23만2731t) 감소했다.

대신 바나나·망고 등 열대과일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바나나의 재배면적은 2008년 1.6㏊에서 2017년 15.5㏊로 868.8%, 망고 재배면적은 16.5㏊에서 32.2㏊로 95.2% 각각 증가했다. 생산량의 경우 바나나는 23t에서 736t으로 3100%, 망고는 253t에서 309.9t으로 22.5% 각각 늘었다.

배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이처럼 10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사상 최악의 폭염까지 덮치면서 작황이 나빠 지난 추석 배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추석을 열흘 앞둔 지난 13일 농식품부가 조사한 신고 배 15㎏의 도매가격은 4만7401원으로 평년(3만1114원)에 비해 52.3% 비쌌다. 같은 날 수입 바나나의 100g당 소매가격은 291원으로 평년 대비 4.8% 오르는 데 그쳤다. ‘비싼 배’는 차례상에서 배가 내려오는 원인이 됐다.

농민들이 배 생산을 줄이는 것은 배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 추석은 폭염으로 배 가격이 이상상승했지만 평상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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