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추석 차례상 ‘배’ 왜 줄었나 했더니…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추석 차례상 ‘배’ 왜 줄었나 했더니…

10년간 배 재배면적 반토막…폭염에 작황 나빠 가격 급등

“배 줄이고 바나나 올려”…가성비 좋은 열대과일에 밀려나

추석 차례상 ‘배’ 왜 줄었나 했더니…

박모씨(51·대전 유성구)는 이번 추석 차례상에 큼직한 바나나를 한 송이 올렸다. 온 가족이 즐겨 먹는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쌌다. 대신 전통 과일인 배는 1개만 올렸다. 지난해 추석상에는 배를 4개 놨다.

박씨는 “이번 가을 들어 배 등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많이 살 수가 없었다”면서 “외래 과일인 바나나로 조상을 모신다는 것이 좀 그랬지만, 가성비가 좋은 바나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통 과일인 배가 위기를 맞고 있다. 배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최근 10년간 반토막 난 반면 열대과일인 바나나와 망고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이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보니 2008년부터 2018년 8월까지 배 재배면적이 1만8277㏊에서 1만302㏊로 43.6%(79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도의 배 재배면적은 2008년 22㏊에서 0이 됐다. 제주도에서는 더이상 배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배 생산지인 울산의 배 재배면적은 1027㏊에서 361㏊로 64.8% 줄었다. 경남은 1515㏊에서 585㏊로 61.4%, 충북은 943㏊에서 405㏊로 57.1% 각각 감소했다.

재배면적이 줄어드니 생산량도 그만큼 줄었다. 배 생산량은 2008년 47만745t에서 2018년 8월 현재 23만8014t으로 49.4%(23만2731t) 감소했다.

대신 바나나·망고 등 열대과일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바나나의 재배면적은 2008년 1.6㏊에서 2017년 15.5㏊로 868.8%, 망고 재배면적은 16.5㏊에서 32.2㏊로 95.2% 각각 증가했다. 생산량의 경우 바나나는 23t에서 736t으로 3100%, 망고는 253t에서 309.9t으로 22.5% 각각 늘었다.

배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이처럼 10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사상 최악의 폭염까지 덮치면서 작황이 나빠 지난 추석 배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추석을 열흘 앞둔 지난 13일 농식품부가 조사한 신고 배 15㎏의 도매가격은 4만7401원으로 평년(3만1114원)에 비해 52.3% 비쌌다. 같은 날 수입 바나나의 100g당 소매가격은 291원으로 평년 대비 4.8% 오르는 데 그쳤다. ‘비싼 배’는 차례상에서 배가 내려오는 원인이 됐다.

농민들이 배 생산을 줄이는 것은 배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 추석은 폭염으로 배 가격이 이상상승했지만 평상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