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됐던 법원 국정감사가 제주 해군기지 구상금 청구 소송에 대한 자유한국당 공세로 여야가 갈등을 겪으며 파행됐다. 여상규 위원장 진행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한국당은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고 맞섰다.
18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등 국정감사는 오후 3시쯤 민주당 의원들의 전원 퇴장으로 파행됐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충돌했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 지연에 따라 정부가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을 심리한 재판부의 재판장인 이상윤 부장판사를 국감장에 불러야 한다고 한국당이 주장하면서다. 한국당 의원들은 정부가 소송을 취하해 국고를 날렸다며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재판부에게 경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증인 채택을 사전에 합의하지 않았고 특정 재판 담당 판사를 국감장에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다며 반대했다. 급기야 이날 오전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여 위원장과 ‘고성 공방’을 벌이다 퇴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여 위원장 진행 방식 문제 발언과 관련 논쟁을 하고 있다. 2018.10.18
여 위원장이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에게 이 부장판사를 부를 수 있는지 문의하자 민주당 반발은 거세졌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정부의 소송 취하가 국고손실이면 정부에 문제삼아야지 원칙과 소신에 따라 판결한 판사를 오라가라하면 되겠느냐”며 “과거 사람의 생명을 다룬 간첩 조작 사건의 판사 나오라고 하면 야당 의원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은 “판사에게 (국감장에) 나오라고 위원장이 말하는 것 자체가 법원에 대한 국회의 압박”이라며 “법사위가 재판에 관여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 위원장이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몇 차례 발언을 하다 모두 함께 국감장에서 나갔다.
야당 의원들만 남은 국감장에서 한국당 측은 파행의 책임을 민주당에게 돌렸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며 “위원장님께서 뭘 잘 못했습니까. 이 부장판사에 대한 출석을 강요했느냐, 부탁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장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 혈세가 이렇게 극도로 침해당한 사건에 대해 밝히고자 중앙지법원장의 협조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제주 해군기지 저지 시위는) 불법시위인데 정부가 합리적 이유도 없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정권 비호 소송”이라며 “이 부장판사의 직권 조정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워 설명하라는 취지인데 민주당이 국감장을 박차고 나간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