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이 사표를 내 책임져야 한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법원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잇따라 기각한 것은 여야가 입을 모아 비판했다.
1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등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판사들 중에 (사법농단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법원장들이 모두 사표를 내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이어 “지금은 법원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시기 중 하나”라며 “앞서 사법파동 때는 아무런 관계 없는 판사들이 나서서 연판장을 돌리고 항의를 했다. 최고의 존경심과 우리 사회 가장 높은 기준으로 비춰볼 때 (사법농단을 책임지는 차원에서) 법원장들이 모두 사표를 내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답변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인해 사법부의 신뢰가 많이 훼손되고 국민들에게 여러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0.18
영장 기각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법관에게만 해당하는 것 같다”며 “형사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3년간 발부율이 87.5%인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 거주지에 대한 영장은 4차례 모두 기각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사법농단은 양승태 사법부가 묻어놓은 지뢰라고 생각한다”며 “지뢰제거반이 될 것인가, 지뢰를 터뜨려서 대형사고를 낼 것인가에 있어서 서울중앙지법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상황”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영장 기각에 반발하며 기각 사유 등을 언론에 상세히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민 법원장은 “부적절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민 법원장은 “전체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영장에 대해서 비판은 가능하겠지만, 사실관계를 과장하거나 추측성 비판을 하는 것은 재판권 침해로 여길 수 있다”고 했다. 민 법원장은 “수사의 밀행성에 비춰봐도 적절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