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재직 중인 내부고발자
“직원 차명주식 매매 등 방식, 경찰 수사하자 회유·협박…현금 500만원 받은 임원도”
‘양진호 사건’의 공익신고자 ㄱ씨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발 내용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각종 불법행위를 폭로한 공익신고자가 13일 내부고발에 나선 배경을 공개했다. 이 신고자는 양 회장이 비밀리에 디지털성범죄 영상 업로드 조직을 운영해온 사실을 알게 된 후 내부고발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회유·협박했고, 회삿돈으로 임직원 명의 법인을 설립해 주식을 판 돈을 착복하는 방식으로 최소 3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양 회장 소유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 중인 ㄱ씨는 이날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웹하드업계 내부에서도 디지털성범죄 영상만큼은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그분들과 뜻을 같이해 영상을 없애려는 여러 노력을 해왔다”면서 “지난 7월28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양 회장이 비밀리에 (디지털성범죄 영상)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전까지는 내부 임직원들도 전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저와 일부 임직원들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고, 지금까지 저희가 내부에서 시도했던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ㄱ씨에 따르면 업로드 조직은 퇴사한 임원 한 명과 직원 한 명으로 구성돼 디지털성범죄 영상 헤비업로더를 관리했고, 이들이 직접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ㄱ씨는 양 회장이 수년에 걸쳐 불법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도 말했다. 회삿돈을 빌려줘 임직원 명의의 법인을 설립해 주식을 소유하게 한 뒤, 나중에 주식을 팔아 임직원 명의로 들어온 돈을 양 회장이 착복해 쓰는 방식이었다. ㄱ씨는 “양 회장이 소유한 뮤레카와 2013년 차명으로 설립한 몬스터주식회사를 통해 이런 주식매매 방식으로 최소 30억원에 가까운 비자금을 조성했다. 나머지 자료도 조사하면 더 많은 금액이 나올 것”이라며 “비자금으로 양 회장은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했다.
ㄱ씨는 지난 9월 경찰이 위디스크 등 양 회장 소유 웹하드업체를 압수수색하기 전 회사 임원들이 이 정보를 미리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9월4일 압수수색이 들어온다는 것을 임원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수사가 쉽게 진행되지 못할 것 같아 내부고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경찰 수사 시작 후에도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등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회유·협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ㄱ씨는 “경찰 소환조사가 이뤄지기 전인 8월부터 ‘각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했다’는 허위 진술을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협박행위가 지속됐다”면서 “이 사건으로 구속되는 직원에게 3억원, 집행유예는 1억원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소환조사를 받은 직원들은 조사 후 50만원씩 받았고, 한 임원에게는 경찰 소환 전 판교 사무실 근처에서 현금 500만원을 주기도 했다”며 돈봉투를 공개했다. 그는 경찰 조사 이후 양 회장이 여러 차례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