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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소외계층’ 인권정책

입력 2018.12.18 20:39

수정 2019.01.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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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의 흔적의 역사]세종의 ‘소외계층’ 인권정책

“출산 휴가 100일로는 부족하다. 산전 휴가 1개월을 더 보태라.” “산모에게만 휴가를 주었더니 안되겠다. 남편에게도 30일간 휴가를 주어라.”(사진) 꼭 요즘 시대 복지정책 같지만 놀라지 마라. 이것은 600년 전 조선조 세종이 관노비와 관노비 남편에게 베푼 출산휴가다. 세종은 갓난아기와 산모를 위해 출산휴가를 내렸고, 덧붙여 ‘산후조리와 아기관리는 산모와 남편이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남편의 출산휴가까지 내린 것이다. 세종의 한마디가 심금을 울린다. “노비는 천민이지만 역시 하늘이 낸 백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외계층을 향한 세종의 따사로운 시선은 죄수들에게까지 미친다. 세종은 “감옥은 죄인을 징계하고자 하는 것이지, 사람을 죽이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재소자 인권을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5대 강령’을 발표한다. “1)매년 4~8월 새로 냉수를 길어다 자주자주 옥 가운데 바꿔놓을 것, 2)5~7월10일 한차례 몸을 씻게 할 것, 3)매월 한차례 머리를 감게 할 것 4)10월~정월 감옥 안에 짚을 두껍게 할 것, 5)목욕할 때 잘 감시해서 도주를 막을 것 등이다.”(<세종실록>) 세종은 재소자의 아이를 친족에게 맡기고, 젖먹이에게는 젖을 주며, 만약 보살필 친족이 없다면 관에서 맡아 키우라고 했다. 세종은 더욱이 “아이를 잘 돌보는지 서울은 사헌부가, 지방은 관찰사가 책임지고 감시하라”는 ‘깨알지시’까지 내린다. 재소자에게 귀휴제도를 실시한 것도 세종이다. 즉 유배나 복역 중인 죄수 중 늙은 어버이가 있는 자들에게는 1년에 한 번씩 만나보게 허락했다. 무엇보다 그 휴가일수를 복역기간에 산입하라는 명까지 내렸다.

1419년(세종 1년)에는 시각장애인 114명이 사냥을 다녀오던 세종의 어가를 막고 “배고파 못 살겠다”며 집단시위를 벌였다. 지금 같아도 대통령 전용차를 막아선 집단 행동이니 용납될 수 있을까. 그러나 세종은 어가를 세워 그들의 호소를 다 듣고는 “저들에게 쌀을 주라”는 명을 내렸다. 얼마 후에는 시각장애 여인 24명이 북을 치며 시위하자 역시 쿨하게 받아줬다. 흉년 때 “장애인과 병자들을 우선 돌봐라. 감찰을 파견해서 백성 중 굶어죽은 자가 있는 지방의 수령을 엄단할 것”이라고 서슬 퍼런 명을 내린 이가 바로 세종이었다. 이것을 두고 세종은 ‘흠휼지인(欽恤之仁·삼가고 백성을 불쌍히 여기는 어짊)’을 넓히는 일”이라 했다. 참으로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세종의 업적릴레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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