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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거래, 의무 위반 아니다” 판단한 대법

입력 2018.12.19 21:47

수정 2018.12.1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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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법관들 징계위

“직무상 의무 해당 안된다”

임종헌 재판 영향 미칠 듯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의 징계를 결정하면서 ‘박근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와 법관 사찰 문건을 직접 지시하고 작성한 행위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권남용죄가 핵심 쟁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8일 공개된 사법농단 연루 법관 13명에 대한 징계사유를 보면, 징계위는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만 ‘직무상 의무 위반’을 적용해 각각 정직 6개월과 3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나머지 법관들은 모두 ‘품위손상’이 징계사유였다. 법조계에선 징계위가 선제적으로 사법농단이 직무상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해 형사처벌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형법 제123조는 직권남용죄에 대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이 재판거래와 법관 사찰 문건을 작성한 행위는 이들의 ‘의무’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임 전 차장이 심의관들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한 행위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징계 결과대로라면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의 문건 작성은 ‘의무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당장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 재판에서도 변호인단은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이 상명하복에 따라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적절한 문건을 작성했어도 의무 없는 일을 한 게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품위손상으로 징계를 받는 법관들의 면면을 보면 징계위 판단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행정소송의 재판부 심증을 알아내라고 직접 지시한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대표적이다. 이 부장판사는 그 밖에도 헌법재판소가 심리하는 주요사건의 정보를 빼내는 등 법관의 독립을 침해했지만 이번 징계에서 ‘품위손상’을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만 받았다.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있으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사모’를 없애라는 임 전 차장 지시를 받고 인사모를 고립시켜 사실상 와해시키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만든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통상임금 사건과 KTX 승무원 사건 등을 청와대 ‘협력사례’로 기재한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도 ‘품위손상’으로 각각 감봉 5개월 처분만 받았다.

결국 징계위가 사법농단을 임 전 차장의 개인 일탈로 치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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