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울산 중구 ㄱ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아파트 경비원 30명 중 22명이 새해 첫날부터 해고될 처지에 놓인 데 대한 여러 문의와 항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문제제기의 주체는 해고 대상 경비원들이 아니라 아파트 입주민이거나 외부인이었다.
해고 대상 경비원들은 이달 말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대부분 60대인 경비원들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앞서 이 아파트는 경비원 감원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지난달 21일 아파트 광장에서 실시했다. 전체 1613가구 중 619가구(38.4%)가 투표에 참여해 이들 중 385가구(62.2%)가 감원에 찬성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이달 말 근무를 끝으로 새해 1월1일부터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22명의 경비원들에게 보냈다.
관리사무소 측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입주민 가계부담과 아파트 유지관리비 절감 차원에서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비원 감원으로 이 아파트의 가구당 경비비용(106㎡·32평형 기준)은 5만원선에서 2만원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은 아파트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경비원 감원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젊은 세대가 많아 어린이도 많은데, 특히 (어른들의) 출퇴근 시간과 맞물리는 어린이들의 등하교 안전은 누가 책임지냐”고 주장했다. 이어 “택배와 재활용품 처리업무 등을 다 감당할 수 있느냐, (경비원 감원 여부를) 경제 논리로만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썼다.
일부에서는 “주민투표 참여가구가 전체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등 투표 자체가 부적절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입주민(47)은 “울산 중구의 다른 동네 아파트에서는 입주민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경비원 수를 유지하려 하는데 왜 굳이 우리 아파트는 그 적은 돈을 아끼려고 사람을 자르려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