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작가의 작품 <우리는 하나입니다>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있다. 남북 두 정상의 판문점선언의 감동과 영감으로 파이프 조형기법을 이용해 제작됐다. /강윤중 기자
광화문광장 끝에서 조형물 하나를 만났습니다. 파이프를 쌓아올린 작품은 즉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바라보는 위치와 빛의 각도에 따라 얼굴에 명암이 달라지면서 그제야 표정이 나타났습니다.
이마와 볼을 맞댄 남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눈은 지그시 감아 ‘행복하다’ 말하고 있습니다. 가장자리를 살짝 당긴 듯 올라간 입꼬리는 어찌할 수 없는 ‘설렘’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남녀의 표정으로 읽혔습니다. 작품을 보면 쉽게 떠오르는 단어로 제목을 짐작합니다. ‘설렘’ ‘사랑’ 아니면 ‘무제’겠거니 했습니다.
작가는 “환한 미소는 남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를 향해 나아갈 우리의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강윤중 기자
작품명은 <우리는 하나입니다>로 이철희 작가가 제작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정서적 DNA이자 마음의 공통적인 열망이 있다면 저는 그것이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남’은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이자 중심입니다. 2018년 4월27일 판문점선언 당시 두 정상은 만나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서로를 끌어안고 미래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이 만남은 제게 있어 깊은 감동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작가는 작품의 두 얼굴이 “해후하며 서로를 느끼고 하나가 된 모습”이며 “미소는 평화를 향해 나아갈 희망을 표현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 일본 관광객이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강윤중 기자
다시 작품을 봅니다.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같은 차가운 재료로 만든 파이프로 시린 바람이 수시로 관통했지만, 작품 속 두 인물은 세상 가장 따스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비슷한 미소를 머금은 관광객들이 오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작품. /강윤중 기자
작가는 작품설명 끝에 소망 하나를 덧붙였습니다. “남북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평양에 기증되어 평양시민들이 사랑하는 장소에 설치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