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마음
전중환 지음
휴머니스트 | 432쪽 | 2만1000원
마흔은 불혹(不惑)이랬다. 인간이 40년쯤 살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공자님은 생각하신 모양이다. 실로 그러한가. 마흔을 지나고 있거나 이미 지난 사람들을 보면, 글쎄다.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은, 그 마음이 생기기까지 나도 모르는 축적된 과정이 있다는 것. <진화한 마음>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본 책이다. 10년 전 <오래된 연장통>으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후 진화심리학이라는 신생 학문과 함께 학자로도 성장한 저자가 그동안 발전한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토대와 최신 연구 동향을 엮어 냈다.
저자는 ‘남녀의 짝짓기 전략’ ‘보수와 진보는 왜 존재하는가’ 등을 사례를 통해 풀어낸다.
수컷은 경쟁하고 암컷은 고른다. 저자는 배우자 선호 기제를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의 마음은 번식 성공도를 높여주는 대상에게 이끌리게끔 진화했는데 결혼 상대자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진화의 역사에서 의욕 없고 불성실한 사람을 선택하는 게 번식에 유리했다면 아마도 게으름뱅이를 보고 가슴이 설레게끔 진화했을 것이라는 거다. 참 끔찍한 가설이다. 뭇 여성들은 와이셔츠를 걷어올리고 열심히 일하는 남성에게 끌림을 느끼는데 저자의 논리로 보면 여성은 남성의 ‘자원 확보’ 능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드미스가 많은 현시점에서 보면 의문이 생긴다. ‘자원 확보’는 여성들 스스로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저자는 “종종 일반인들은 진화심리학이 ‘공작이론’을 설파한다고 비난한다. 성차별적인 담론을 퍼뜨리는 주범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가 “순전히 오해”라고 말하는 부분은 독자들이 꼭 읽어보고 판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