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위, 단기매매차익 반환 ‘10%룰’에 부담 느껴 분리 대응
한진가 오너리스크 견제 ‘이사 결원 처리’ 정관변경 제안할 예정
국민연금운용위원회 주재한 박능후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2019년도 제2차 국민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이후 첫 경영참여 사례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대한항공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을 현행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 향후 6개월 이내 발생하는 매매차익은 대한항공에 반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매매차익이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2019년도 제2차 회의를 열고 한진칼에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한진칼에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이나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확정형을 받을 경우 3년간 결원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의 정관변경을 제안할 예정이다.
위원 다수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일탈행위로 주주가치가 훼손된 만큼 최소한의 상징적인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3대 주주이면서 지분 7.34%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진칼은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10%룰’을 적용받지 않는다. 한 기금운용위 위원은 “한진칼은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할 필요가 없음에도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에 (기획재정부와 사용자 측이) 굉장히 반대해 가장 약한 수준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위는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지분 11.56%를 갖고 있어서 경영참여 시 10%룰의 적용을 받는다. 위원장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의 근본적 목적은 기금의 수익성”이라며 “사안이 악화되면 단기매매 수익을 포기하면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야 하지만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위 위원들은 대한항공에 사외이사 선임, 이사해임, 정관변경 제안을 하더라도 3월 주주총회까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이사해임 건은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은 국민연금의 한진칼 경영참여 결정에 대해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한진칼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민연금에서 정관변경을 요구해올 경우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3월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대표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올라올 경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지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