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
고령사회 구강건강은 ‘전신건강의 바로미터’…반드시 함께 관리돼야
치과의료융합산업연구원 설립·보조인력 법적 업무범위 현실화 모색

김철수 회장이 치아 및 구강 건강을 위한 실천수칙과 정책적 방안을 설명하며 “건강검진에서 구강건강검진 수검률을 현재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제공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일반 구강검진의 수검률이 30% 수준으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어서 문제입니다. 수검률이 낮은 이유로는 눈으로 확인(시진)만 하는 형식적인 구강검진 시행, 구강검진 필수검진에서 제외, 검진 후 사후 관리 부족 등이 지목됩니다. 이에 따라 치과의사협회에서는 파노라마 촬영을 구강검진에 도입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충치와 풍치, 과잉치, 물혹(낭종) 등을 실질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구강검진을 시행하고자 합니다.”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64)은 19일 구강 및 치아 질환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여 적극 치료하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며 “구강검진에 파노라마 촬영이 도입되면 수검자의 신뢰도 및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보다 정밀한 구강검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과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자연치아의 상실을 억제한다면 노후까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보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치의학, 치과의료 및 공중구강보건 연구에 매진하고, 회원 간의 친목과 복지를 도모하는’ 사단법인이다. 산하에 18개 지부가 있다. 현재 국내 치과의사는 약 3만명이고, 전국 치과의료기관의 수는 1만6800여개다.
“2017년 5월 출범한 협회 30대 집행부가 중점 추진한 정책 현안은 보건복지부 내 구강보건 전담부서 설치, 노인 틀니·임플란트 본인 부담률 대폭 인하,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 건강보험 적용이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새해, 11년 치과계의 숙원사업이던 구강보건 전담부서인 구강정책과 신설이라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구강정책과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질 높은 치과 예방관리 서비스 정책 추진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구강건강지표를 개선해 국민 구강건강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1월1일부터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 시술이 건강보험에 적용된 것도 이번 집행부가 거둔 주요 성과로 꼽힌다. 치아 1개당 7만~14만2000원(평균 약 10만원)을 환자가 부담했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환자 부담 진료비가 2만5000원 선으로 줄어들게 됐다. 노인 틀니·임플란트 본인 부담률 대폭 인하도 국민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노인 틀니와 임플란트 본인 부담률이 기존 50%에서 30%로 낮아졌습니다. 노인 틀니는 2017년 11월부터, 노인 임플란트는 2018년 7월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노인 틀니와 임플란트 본인 부담률이 인하됨에 따라 치과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게 됐고, 저소득층 노인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밀한 구강검진 위해 파노라마 촬영 도입을”](https://img.khan.co.kr/news/2019/02/19/l_2019022001001504700140122.jpg)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외래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의과와 치과 전체 다빈도 질환 중에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2300만건으로 전체 2위에 달한다. 치주질환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은 이미 많은 연구와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조산 7.5배, 당뇨병 6배, 폐렴 4.2배, 뇌졸중 2.8배 등 다양한 전신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치주질환은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이라고 할 정도로 당뇨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이다. 아울러 전신질환과 스트레스 및 수면장애 등도 구강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상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쇠약한 노인들, 즉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들의 구강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흔한 사망 원인인 폐렴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고령사회에서의 구강건강은 전신건강과 따로 떼어 설명할 수 없어요. 오히려 전신건강을 잘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것입니다. 구강질환은 반드시 전신질환과 함께 관리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치과의사협회는 또 발전 가능성이 유망한 국내 치과산업과 치과의료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치과의료융합산업연구원’ 설립을 적극 추진해왔다. 현재 5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으나, 국회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치과계 구인난 해결 또한 중점 과제이다. 160여명의 치과위생사 입학 정원을 증원한 데 이어 국가시험 재응시 프로그램을 당국과 논의 중이다.
김 회장은 “한국치과의료융합산업연구원 설립이 실현된다면 대한민국 미래 치과의료와 치과산업의 발전을 통해 국익 창출은 물론 국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치과의료 서비스 제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실시한 인력조사 결과를 토대로 치과위생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을 포함한 협의체 구성을 통해 보조인력의 법적 업무범위 현실화 등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치대 졸업, 서울대 치과병원 교정과 전공의,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석·박사, 서울시 강남구치과의사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법제이사, 치과미래정책포럼 대표, 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현), 아시아태평양 치과의사연맹 차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