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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양심적 병역거부 맞나”…LOL·스타 ‘전략게임’까지 따져물은 검찰

입력 2019.02.21 06:00

“8개 게임 접속 확인해봐야”

재판부에 사실조회 신청서

헌재·대법 판결 취지 어긋나

검찰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인지를 검증한다면서 1인칭 슈팅 게임(First-person shooter·FPS)뿐만 아니라 등 리그오브레전드(LOL·롤) 등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온라인 배틀 게임의 가입·접속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재판에서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검이 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재판에서 낸 사실조회 신청서를 20일 살펴보면, 검찰은 카카오게임즈·넥슨코리아·넷마블 등 게임회사들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게임 가입 여부, 아이디, 가입 시기, 접속·이용 시간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지목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1·2, 디아블로, 리그오브레전드 등 총 8개다. 총 쏘는 게임뿐만 아니라 총은 등장하지 않고 유저 간 전략과 협업이 중요한 게임들까지 포함돼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대중적이다.

검찰은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청서에서 설명했다. 검찰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도 “컴퓨터·모바일 등 게임을 한 사실이 있나요”와 같은 질문을 넣고 있다.

문제는 해당 게임을 하는 유저라고 모두 폭력적인 성향을 갖거나 전쟁에 찬성하는 것은 아닌데 검찰이 양심적 병역거부와 무리하게 연결 짓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와 11월 대법원 판결 취지에도 어긋난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살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인지 가려야 한다고는 했지만 게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나온 100여건의 하급심 판결에서 게임을 했는지 여부가 유무죄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적도 없다.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변호해온 이창화 변호사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전 세계 국가들 중 가상게임을 하는지 여부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임을 판단하는 데 고려요소로 삼는 곳은 하나도 없다”며 “게임을 하는 것과 실제 살상을 전제로 한 군사훈련을 거부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이를 실제 재판에서 양심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지검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재판에서 1인칭 슈팅 게임의 가입·접속 여부 사실조회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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