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 2009 ‘장자연 문건’ 세상에 나오다
벌써 10년입니다. 그런데 고 장자연씨 뉴스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앞길이 창창한 신인 배우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그렇게 끝날 뻔했던 그녀의 죽음은 일주일이 지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2009년 3월 14일 기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탤런트 장자연씨가 숨지기 직전 쓴 ‘기획사로부터 술자리는 물론 잠자리까지 강요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 일부가 공개됐다’ 그리고 이어진 내용들은 그녀가 한을 담아 꾹꾹 눌러쓴 추악한 접대 강요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녀는 마지막에 “배우 장자연은 거짓 하나 없다. 나약하고 힘 없는 신인 배우다. 그래도 꿈을 갖고 살고 있다”며 이 이야기를 믿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주민번호를 적고 서명도 남겼습니다.
■ 누군가는 덮으려, 누군가는 밝히려
이에 기획사 대표 김모씨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술자리·잠자리 강요는 있을 수 없다, 매니저의 자작극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매니저는 유가족에게 문건을 전달한 뒤 오피스텔에서 자살을 시도하다 지인에게 발견됐고 “분명히 벌을 받아야 될 사람이 있고 문서가 아니더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경찰에 출두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내 놨습니다. 그렇게 십년이 흘렀습니다.
2019년. 고 장자연씨의 동료배우가 나섰습니다. 윤지오씨는 용기를 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리스트에서 본 언론인 등에 대해 진술했습니다. “매일 홀로 짐을 싸고 몰래 거처를 이동했다”는 그녀. ‘신변보호 요청’이 국민청원에까지 올랐고 17만명이 동의를 표했습니다.
윤지오씨는 SNS에 이런 글을 납깁니다.“제 시선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은 아직은 권력과 재력이 먼저인 슬픈 사회다. 범죄의 범위는 규정될 수 없고, 모든 범죄는 반드시 규명 되어져야 한다. 하지만 유독 언니의 사건이 오를 때마다 비이상적으로 유독 자극적인 보도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매번 보면서도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다”
2009년에도 연예계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연예계 비리가 세상에 드러난 건 1995년 배병수씨 피살 때부터라고 합니다. 배씨는 당시 최고의 탤런트 10여명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당사자 진술이 나오지 않아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연예인 노조가 소속 연예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2%가 성적 요구를 제의받았다고 답했다는데 이십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