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나타가 21일 경기 남양주 일대 도로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
신형 쏘나타에 대해 현대자동차가 내린 자체 평가다. 사실일까.
신형 쏘나타 판매가 시작된 21일 일산 킨텍스~남양주 구간 왕복 150㎞가량을 시승했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0㎏·m가 나오는 가솔린 2.0ℓ CVVL 엔진이 사용된 차였다. 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파워는 직분사(GDI) 엔진보다 떨어지지만 연비 면에서 유리한 CVVL 엔진을 채택한 ‘스마트 스트림’ 전략이 신형 쏘나타에도 적용됐다.
초반 가속력은 크게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시속 100㎞ 안팎의 속도에서는 킥다운만으로는 쉽게 원하는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운전대 뒷편의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면 원하는 만큼의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 센터 콘솔에 자리잡은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트로 바꾸면 더 빠른 가속도 가능했다. 하지만 출력 위주로 차량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하반기에 출시되는 204마력의 1.6 터보 가솔린 엔진 모델이 더 적당할 것 같았다.
신형 쏘나타는 신규 플랫폼을 채용했다. 이로 인해 차체 평균 강도가 10% 이상 높아지고, 무게는 동급 평균보다 55㎏ 줄었다고 한다. 달려 보면 플랫폼 교체 효과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전 모델보다 주행감이 훨씬 다부지다. 이런 느낌은 서스펜션 세팅에서 비롯된 것이라기 보다는 단단해진 골격에서 오는 ‘탄탄함’으로 인식됐다.
신형 쏘나타는 국내 차량 최초로 적용된 기능이 많다.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는 디지털 키를 비롯, 카카오의 인공지식 서버를 활용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도 채택했다. 음성으로 실내 온도조절과 주요 뉴스 체크가 가능해진 것이다. 운전을 하며 직접 음성인식 서비스를 테스트해봤다.
“에어컨 켜줘”라고 했더니 에어컨이 켜졌다. 이번엔 “온도를 높여줘”라 명령하자 즉각 수행했다. 하지만 “21도로 낮춰줘‘처럼 구체적인 명령어 수행에는 한계를 보였다. 발음도 정확해야 한다. 사투리 억양을 섞어 ‘바람을 줄여줘’라고 명령했더니 주행 중인 지자체의 현재 풍속이 초속 몇 m인지를 안내했다.
인상적인 것은 국내 어떤 차보다 진화한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었다. 차선 이탈 방지는 물론 두 개의 차선이 만든 차로의 중앙으로 차를 자율 주행케 하는 기능인데, 거의 중앙에서 이탈없이 고속주행이 가능했다.
외부 바람 소리인 풍절음은 컸다. 이날 시승한 운전자 대부분이 바람 소리 때문에 거슬렸다는 평가를 했다. 계기판 엔진 회전수 표시창(타코미터)의 바늘이 왼쪽 속도계 바늘과 달리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슬렸다. 타코미터 게이지가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 계기판 중앙 정보창에 뜨는 다양한 정보에 대한 운전자의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시계 방향’을 선택했다고 한다.
전기모터 구동식(EPS)의 운전대는 칼럼 타입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으로 운전대가 너무 강하게 버틴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비는 칭찬할 만했다. 엔진 회전수를 4000~5000rpm을 꾸준히 유지하며 운전했지만 ℓ당 12㎞가 나왔다.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평범하게 운전하니 14.5㎞까지 올라갔다.
개인적으로는 신형 쏘나타의 ‘변신’ 중에서는 슬림해진 ‘룸미러’를 ‘백미’로 꼽고 싶다. 기존 현대차나 기아차 룸미러는 블루링크 지원 버튼, 하이패스 기능 등이 포함돼 솔직히 볼썽사나웠다. 신형 쏘나타는 이런 버튼을 천장으로 이동시키고 얇은 베젤만 두른 날씬한 룸미러를 채용했다.
개선된 룸미러로 앞유리창이 ‘확’ 넓어진 듯했고, 좌우측 유리창에 설치한 쿼터 글라스까지 합세해 시야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이왕 손봤으니 베젤마저 없앤, 멋들어진 룸미러의 탄생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