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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키우고 언론이 잡아낸 ‘테라노스 스캔들’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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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키우고 언론이 잡아낸 ‘테라노스 스캔들’의 전말

입력 2019.04.05 15:00

수정 2019.04.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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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존 캐리루 지음·박아린 옮김

와이즈베리 | 468쪽 | 1만6000원

[책과 삶]언론이 키우고 언론이 잡아낸 ‘테라노스 스캔들’의 전말

지난해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렸던 엘리자베스 홈스를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홈스가 세운 회사 테라노스의 의결권을 박탈하고 향후 10년간 어떤 상장사에서도 관리자로 일할 수 없도록 했다. 홈스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살에 테라노스를 창업한 지 15년 만이었다. 홈스가 주도하고, 언론이 방치한 ‘가짜 신화’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테라노스는 2012년 ‘피 한 방울로 200여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혈액분석기구 ‘에디슨’ 개발을 발표했다. 환자는 간단한 검사로 질병을 예방하고, 제약업계는 신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더 빨리,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테라노스의 발표는 대부분 거짓이었다. 애초에 실행할 기술력이 없었다. 그러나 홈스는 이를 사실처럼 발표하고, 투자금을 모았다.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 등이 테라노스에 투자했다.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와 조지 슐츠, 상원의원 출신 샘 넌 등이 테라노스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2013년 테라노스는 미국 최대 약국체인 월그린과 계약을 맺고 40여개 매장에서 에디슨을 이용한 혈액 검진을 시작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2014년 6월 홈스를 표지에 실었다. 거짓말이 또 거짓말을 낳았고, 언론은 이를 검증 없이 인용했다.

홈스를 키워준 것도 언론이었지만, 무너뜨린 것도 언론이었다. 2015년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은 퇴사한 직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테라노스의 기술은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홈스는 ‘기술로 증명하겠다’고 맞섰지만 아무것도 반박하지 못했다.

<배드 블러드>는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은 ‘테라노스 스캔들’의 상세한 전말을 기록했다. 저자 존 캐리루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탐사보도전문 기자로 홈스 몰락의 불씨를 댕겼다.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최고의 경제도서’로 이 책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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