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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마음을 보듬는 금빛 사랑의 돌반지

입력 2019.04.10 21:31

수정 2019.04.1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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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천 시민이 “힘내세요”

금팔찌와 함께 온정 보내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해 강원 속초시청 시장실로 보내온 위로편지와 금반지·팔찌. 속초시 제공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해 강원 속초시청 시장실로 보내온 위로편지와 금반지·팔찌. 속초시 제공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까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지만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꼭! 꼭!”

지난 9일 오전 강원 속초시청 시장실에 우체국 택배로 소포 한 상자가 배달됐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거주하는 최모씨가 보낸 것이다. 택배 상자를 열어 본 김철수 속초시장은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고 했다. 상자 안에는 A4용지에 볼펜으로 눌러 쓴 편지 한 장과 리본으로 포장된 작은 상자 6개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얼마 전 막내아들 돌이었다. 지인 분들께서 따듯한 마음을 담아 선물해 주신 금반지 등을 (산불 피해 주민)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보낸다. 반지 안에는 많은 사랑이 담겨 있다. 정말로 힘내셨으면 한다. 피해지역에 다 써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리본으로 포장된 작은 상자들 안에는 1돈짜리 돌반지 5개와 2돈짜리 금팔찌 1개가 들어 있었다.

김 시장은 “순간적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IMF 당시 전 국민이 동참했던 금 모으기 운동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10일 산불 피해 현장을 돌아보며 복구계획 등을 논의하던 김 시장은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속초는 지난 4~5일 이틀간 이어진 산불이 도심지역까지 번지면서 1명이 숨지고, 146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고성·속초와 강릉·동해 등 강원 동해안 산불 발생 지역에서 피해 조사와 임시 복구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 기부와 자원봉사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저소득 가정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돕는 비영리 기관인 ‘한국해비타트’는 3대 가족 7명이 함께 모여 살다가 산불로 인해 집을 잃은 고성군 토성면의 한 가정에 12일 이동식 목조주택을 지원키로 했다. 윤형주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은 “고성을 시작으로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의 보금자리 재건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속초 해랑중학교는 학생회 주도로 학급별 모금 활동을 벌이는 한편 위로의 마음을 나누는 메시지 쓰기도 진행하고 있다.

강릉·속초·동해·고성 등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의 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이재민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자체적인 성금 모금운동에 돌입했다. 동해안 4개 시·군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개인 또는 단체회원은 8000명에 육박한다.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접수된 산불 피해 이웃돕기 성금도 이날 220억원을 넘어섰다. 재난구호 성격의 이 성금은 올해 하반기쯤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현금으로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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