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경찰의 명운은 다했다” 버닝썬 수사에 분노

전현진 기자

피해자가 모두 여성임에도 불구

의혹 규명 큰 성과 못 내자 비판

수사팀 “시간 걸려…비판 감수”

<b>“경찰청장·서울청장 사퇴하라”</b> 클럽 버닝썬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열렸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부실수사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경찰청장·서울청장 사퇴하라” 클럽 버닝썬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열렸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부실수사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클럽 버닝썬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수사 결과를 놓고 여성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11개 시민·여성단체는 1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사 결과 여성의 성을 상품화해 성장한 유흥주점과 경찰의 유착 의혹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고, 약물 성폭행 등 여성들이 어렵지 않게 듣고 경험한 각종 의혹들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자 “경찰의 수사력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여성들이 분노한 건 버닝썬 사건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가수 정준영씨(29) 등의 카카오톡 대화방 불법촬영·성폭행의 피해자, 클럽에서 벌어진 불법 촬영 사건의 피해자, 근거 없이 불법촬영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 연예인, 클럽에서 정신을 잃고 성폭행 피해를 의심해온 피해자들,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동원된 이들이 여성이었다. 버닝썬 논란을 일으킨 폭행 사건 피해자 김상교씨도 클럽에서 여성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경찰 발표에 따르면 경찰과 성산업의 유착관계는 혐의가 없고, ‘경찰총장’ 윤총경에게도 혐의가 없다. 승리(29·본명 이승현)를 비롯한 클럽 버닝썬의 핵심 인물들은 자유롭게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었다”며 “경찰이 명운을 걸고 진행한 수사 결과가 이것이라면 경찰은 명운을 다한 것이다”라고 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오늘은 강남역 여성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 여성들에게 모든 공간은 강남역이다”라며 “공권력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경찰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버닝썬 수사팀 관계자는 “승리 관련 내용이나 현직 경찰 연루·유착 의혹은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백지 상태에서 진행하거나 통화·계좌 등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수사 성과를 바라는 (시민사회의) 열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비판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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