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왼쪽 사진)계 최고위원들이 29일 ‘정병국 전권 혁신위원회’를 주장한 안철수(오른쪽)계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초 ‘선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혁신위 구성에 반대했던 바른정당계의 입장 선회로 ‘안철수·유승민계’ 연합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가 “굴복할 수 없다”고 반대 하면서 바른미래당은 다시 당권파 대 비당권파 구도로 갈리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병국 혁신위 안이 당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날 안철수계 의원 6명은 지도부 사퇴 논의까지 포함하는 전권 혁신위 설치를 제안했지만 유승민계 최고위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며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가 이날 오전 합의를 이뤘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병국 전권 혁신위 안이 당의 혁신과 새 출발을 향한 우리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작은 차이를 뒤로하고 동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정병국 혁신위’로 손을 잡으면서 바른미래당은 다시 대립각이 뚜렷해졌다. 손 대표는 ‘대표 사퇴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유승민계 최고위원들이) 기자회견 방식으로 발표하던데 이것은 정치공세”라며 “절대로 정치공세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혁신위가 대표 거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반대”라고 맞섰다. 박주선 의원도 “혁신위 구성에는 찬성하나, 혁신위 결과를 수용하려면 당내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방식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정병국 혁신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바른미래당은 다음달 4일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위 구성 방안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이번 주말을 전후로 호남계 의원들에게 전권 혁신위 제안 배경을 설명하고 설득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