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로 대형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시끄럽더니 이번에는 SM엔터테인먼트 차례다.
단, 이슈 사항 자체는 다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사업체 라이크기획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SM의 주식 7.59%를 보유한 3대 주주 KB자산운용이 공시한 주주서한에 따르면 라이크기획에 SM이 총매출액의 최대 6%를 프로듀싱 대가로 지급했다고 한다.
SM의 재무제표 주석 사항 중 특수관계자 거래를 살펴보면 회사는 라이크기획에 대하여 영업비용 145억원을 지급했다. 만약 SM이 라이크기획에 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2018년 영업이익은 477억원이 아닌 622억원이 되고 영업이익률은 7.8%에서 10.2%까지 올라간다.
이에 대해 SM 측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 적정기준으로 체결되었고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법률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개인 사업체를 차리고 매년 150억원에 가까운 돈을 프로듀싱 대가로 가져간 사실을 알게 된 상장기업 SM의 주주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음반기획사는 프로듀싱을 내부에서 소화하고 있고 SM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핵심기능을 외주로 돌린 것이고 그 외주사는 최대주주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이다.
S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수만 총괄은 임원 현황과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직원 명단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사회에도 역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또한 SM은 3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상장 후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런 점들이 최대주주가 개인회사를 만들어 회사로부터 외주용역 대가를 받아간 이유로 추정된다.
KB자산운용은 SM을 상대로 배당성향 30%와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을 제안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의미한다. 합병을 요구한 것은 회사를 합쳐서 사내에서 프로듀싱을 소화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프로듀싱에 대한 대가는 급여로 지급하면 된다. 문제는 최대주주에게 급여가 과도하게 지급될 경우 합병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임원 명단에 최대주주가 빠져 있는 상황이라 다시 임원으로 등재를 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합병이 진행된다면 추후 이런 이슈들이 모니터링되어야 할 것이다.
한류 열풍에 따라 엔터테인먼트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대형 기획사들의 문제점들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고객, 수익자 등의 자산을 관리 운영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자금 수탁자로서 고객이나 수익자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책임을 이행하는 스튜어드십 원칙에 따라 행동하려 한다는 점이다. SM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9.49%인데 KB자산운용, 국민연금 등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가의 지분율 합계는 25.91%에 달한다. 5% 미만으로 보유한 기관투자가들까지 고려하면 기관의 주식 보유 비중은 상당하다. 결국 SM은 주주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거나 내부거래 비중이 크지 않아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도 피해는 항상 상장기업 주주들이 받는다. 힘없는 소액주주를 대신해서 기관투자가들이 계속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을 하여 기업이 투명해지는데 일조해 줬으면 좋겠다. 기업이 투명해질수록 기업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게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