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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우주여행 패키지에 소행성 광물 채굴까지…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입력 2019.06.20 21:37

수정 2019.06.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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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현 대표

태양계시대의 도래

화성 편도여행을 추진 중인 네덜란드의 마스원이 구상 중인 화성 거주지 상상도. 놀랍게도 화성으로 가는 오디션에는 수만명이 참가했으며, 현재 1차로 선발된 남녀 각 50명씩 중 20명씩을 뽑는 최종 오디션이 진행 중이다.  마스원 웹사이트

화성 편도여행을 추진 중인 네덜란드의 마스원이 구상 중인 화성 거주지 상상도. 놀랍게도 화성으로 가는 오디션에는 수만명이 참가했으며, 현재 1차로 선발된 남녀 각 50명씩 중 20명씩을 뽑는 최종 오디션이 진행 중이다. 마스원 웹사이트

‘스페이스엑스’의 일론 머스크
일본 재벌 마에자와 유사쿠와
4년 뒤 달로 여행가겠다 발표

버진 갤럭틱은 ‘우주공간 여행’
3시간 남짓 비행에 2억5천만원
이미 비용 지불 대기인원 1천명
최근 최종 시험 비행까지 마쳐

2004년 3월2일 유럽우주국의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가 지구를 떠났다. 지구는 1년에 한 바퀴씩 태양 주위를 돈다. 원에 가까운 타원궤도로 공전을 한다. 반면 혜성은 태양 가까이 왔을 때 마치 태양을 중심으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돌아나가는 것 같은 궤도를 돈다. 지구는 원궤도를 돌고, 혜성은 포물선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혜성으로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서로 다른 모양의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만날 시간과 장소를 계산하기가 어렵다. 2004년 발사된 로제타 탐사선은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67P/Churyumov-Gerasimenko)과 조우하기 위해 여러 차례 궤도를 조정하면서 비행을 했다. 지구와 화성 그리고 소행성들 주위를 도는 몇 차례의 플라이바이를 통해 속도를 높였고, 비행 방향을 변경해가면서 약 65억㎞를 날아갔다. 2014년 8월6일 로제타 탐사선은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을 따라잡아서 그 곁을 돌면서 나란히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11년간의 고독한 우주여행의 결과였다. 로제타 탐사선은 필레(Philae)라는 또 다른 탐사선을 품고 갔다. 혜성 표면에 착륙하도록 기획된 우주 탐사선이다. 11년 동안의 비행 끝에 혜성과 나란히 날아가는 것 자체도 천문학자들에게는 엄청난 성취였고, 우주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는 경이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더 경이로운 장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필레가 혜성의 표면에 착륙을 하는 이벤트다. 인류가 만든 탐사선이 (아니 그 어떤 인공적인 물체도) 혜성에 착륙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혜성 착륙은 여전히 ‘Science Fiction’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상상 속 SF가 ‘Science Faction’이 되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상이 과학적 현실이 되는 바로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2014년 11월12일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으로 필레 탐사선이 날아갔다. 아니 착륙을 시도했다. 그런데 혜성 표면에 착륙하는 것은 좀 색다른 면이 있다. 보통 지구 표면에 착륙을 한다거나 달 표면에 착륙을 한다고 하면 바닥에 부딪혀서 깨지거나 부서질 걱정부터 든다. 아폴로 달 탐사선을 타고 가서 달 표면에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도 통통 튀는 우주인들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달 표면에서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한쪽 길이가 4㎞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정말 작은 천체다. 지구의 지름이 약 1만2800㎞라는 것을 생각해보라. 지구 크기의 4분의 1 정도인 달에서도 통통 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렇게 작은 혜성의 표면에서는 어떻겠는가. 부딪혀서 깨질 걱정이 아니라 잘못하면 튕겨 나와서 우주 미아가 될 걱정을 해야 할 것이다. 정말 사뿐히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혜성의 표면은 푸석푸석하기 때문에 갈고리 같은 것으로 고정해야만 충격 실험 같은 것을 할 때 튕겨 나가지 않을 것이다. 이런 특수 상황에 대한 모든 대비가 완벽해야만 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필레가 착륙에 성공했다는 신호를 보내왔을 때 로제타 탐사선과 필레 탐사선을 개발하고 발사했던 유럽우주국의 대변인이 흥분하고 감격에 겨워서 “Science Fiction became Science Fact”라고 말했다. 혜성 착륙은 상상 속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과학적 사실이 되었다. 미래는 ‘뚝딱’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현재의 반영으로 나타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Science Fiction’은 어느 순간 우리 앞에 ‘Science Fact’가 되어서 나타날 것이다.

상상 속의 일들이 과학적 사실이 되는 경우는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을 잘 살펴보면 미래가 이미 과거에 시작되어서 현재를 거쳐 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은 ‘Science Fiction’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Science Fact’가 되어 나타나서 태양계시대를 열어젖힐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해보려고 한다.

1969년 7월20일 아폴로11이 달에 착륙했고, 닐 암스트롱이 인류의 첫 발자국을 달 표면에 찍으면서 달에 사람이 가는 것은 상상에서 현실이 되었다. 아폴로 계획은 17호까지 진행되었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달에 간 것이 1972년 12월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더 나이를 먹으면 달로 여행을 갈 것이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1972년 이후 달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이유를 이야기하자면 또 다른 글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달에 갔던 우주비행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죽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고령인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모두 고인이 되어 지구상에 달에 다녀온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정말 SF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달로 가는 여행은 여전히 ‘Science Fiction’이다.

편도 화성여행 밝힌 ‘마스원’에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도 동참
사실상 화성에 ‘정착촌’ 의미

소행성 채굴하려는 회사에는
룩셈부르크, 전 국가적인 투자
‘태양계 경제시대’ 서막 알려

그런데 가까운 미래에 달 여행이 ‘Science Fact’가 될지도 모르겠다. 우주선을 만드는 스페이스엑스(SpaceX)를 운영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최근에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일본인 온라인 패션 재벌로 알려진 마에자와 유사쿠를 자신이 만든 우주선에 태우고 2023년쯤 달로 여행을 가겠다는 것이다. 성공한다면 1972년 이후 첫 인류가 달로 가는 것이 된다. 일론 머스크의 계획에는 달 착륙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달에 착륙하는 민간인의 꿈은 여전히 상상 속에 남아 있다. 하지만 1972년 이후 끊어졌던 달로의 여행이 다시 복원되는 것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조심스럽게 피력했듯이 아직 달로 갔다오는 왕복 우주선은 세상에 없다. 그가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에자와 같은 부자나 상상해보고 현실 속에서 이룰 수 있는 꿈일 것이다. 하지만 민간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달 여행이 계획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업적 달 여행의 시대가 열리고 만 것이다.

리처드 브랜슨이 운영하는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선 ‘스페이스십투’. 버진 갤럭틱 웹사이트

리처드 브랜슨이 운영하는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선 ‘스페이스십투’. 버진 갤럭틱 웹사이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회장도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달로 가는 상업적 여행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Vigin Galactic)에서도 달 여행을 위한 준비를 한다고 한다. 일반인들의 달 여행은 가까운 미래에 ‘Science Fiction’에서 ‘Science Fact’가 될 것이다. 물론 엄청나게 비싸겠지만. 달 여행보다 먼저 가까운 우주공간을 다녀오는 우주 여행이 시작될 것 같다. 버진 갤럭틱에서 준비하고 있는 우주공간 여행이 그것이다. 지구 표면에서 약 100㎞를 넘어가는 우주공간의 어느 지점까지 다녀오는 여행이다. 이미 2억5000만원에 이르는 여행비용을 모두 지불한 뒤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1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세 시간 반 남짓 걸리는 여행이다. 2014년에 마지막 시험비행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후 보완해서 최근에 최종 시험 비행을 마쳤다. 이제는 당장 오늘이라도 우주공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한다. 민간 우주 여행이 ‘Science Fiction’에서 ‘Science Fact’가 되어 가는 과정을 우리들은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소행성은 천문학자들에게 태양계의 형성에 관한 비밀을 풀어줄 소중한 관측 대상이다. 한편 6600만년 전에 있었던 소행성 충돌의 여파로 지구상에서 5번째 대멸종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소행성은 충돌해서 지구를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감시 대상이 된 것이다.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천문학자들이 소행성을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소행성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 행성자원회사(Planetary Resources)는 2009년에 창립되었고, 2012년에 지금의 회사 형태를 갖춘 미래지향적인 회사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소행성에 가서 거기 매장되어 있는 광물자원을 캐오겠다는 것이다. 소행성 채굴 회사라고 하겠다. 지구에서 부족한 광물을 소행성에서 캐오겠다는 것을 넘어서서 우주공간에 우주 주유소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우주공간으로 경제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비전이다. 태양계경제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룩셈부르크가 전 국가적으로 이 회사에 투자를 하면서 태양계경제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벨기에가 이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태양계시대라는 SF가 과학적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류가 가본 곳은 달까지다. 화성으로 유인탐사선을 보내려는 오랜 꿈이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과학자들을 화성에 보내는 화성 왕복 유인탐사 계획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계속 그 시기를 연기하고 있다. 현재는 2030년대 후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500일이 넘는 화성 탐사여행에서 사람들의 생명을 확실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2년 네덜란드의 청년들이 마스원(Mars One)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화성에 미국의 NASA보다 먼저 사람들을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화성에는 그동안 많은 무인탐사선들이 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이룩한 기술을 토대로 화성으로 사람을 실어서 보내겠다는 것이다. NASA보다 먼저 2020년대 후반쯤 사람을 태운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조건이 놀랍다. 가서 오지 않겠다는 것이다. 편도 화성 여행이다. 화성으로 여행 가서 그곳에 정착해서 살겠다는 것이다.

화성 왕복 여행을 생각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훨씬 더 많아진다. 하지만 편도 여행을 생각하면 그 변수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마스원에서는 화성으로 가서 정착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놀랍게도 수십만명이 호의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그중 몇 만명은 실제로 돈을 내면서 화성으로 갈 사람을 뽑는 마스원의 오디션에 참가했다. 현재 남녀 각 50명씩이 뽑혀서 각각 20명씩 뽑는 최종 오디션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의심의 눈초리와 기대가 이 프로젝트에 교차하는 관점이다. 일론 머스크도 나섰다. 더 대단위 규모로 화성에 사람들을 보내서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주개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아마존과 버진 갤럭틱도 화성으로 가는 편도 유인우주선 계획에 동참하겠다고 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국가의 100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종착점이 화성으로 자국민 수십만명을 이주시키는 것이다. 여전히 ‘Science Fiction’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미 현재 시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쩌면 태양계시대가 열리고 있는 서막을 체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자 이명현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33)우주여행 패키지에 소행성 광물 채굴까지…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천문 잡지 애독자였고, 고등학교 때 유리알을 갈아서 직접 망원경을 만들었다.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캅테인 천문학연구소 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외계 지성체를 탐색하는 세티(SETI)연구소 한국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명현의 별 헤는 밤> <스페이스> <빅 히스토리 1>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과학책방 ‘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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