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때 ‘출구전략’ 묻자
트럼프 “난 출구전략 불필요”
이란 “핵 합의 이행, 더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재 대상에 올린 후 양국 간 ‘말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백악관은 정신적 장애가 있다”고 맹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말살”을 거론했다. 이란이 다음달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행을 추가 축소하겠다 예고해 양측 갈등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어떠한 것에 대한 이란의 어떠한 공격도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매우 무지하고 모욕적인 발언은 그들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며 “어떤 지역에서는 압도적이라는 것은 말살(obliteration)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알아야 할 것은 미국 군사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점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21일에도 이란과의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만약 일어난다면 이제껏 결코 본 적이 없었던 말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최근 발생한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응해 전날 이란 정치·종교의 최종결정권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혁명수비대 장성 8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내각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을 상대하다 좌절했다는 방증”이라며 “백악관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만약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출구전략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나는 출구전략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만약 그들이 원한다면 협상을 할 수 있기를 우리는 바란다”며 “우리는 할 수 있으면 좋겠고,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빨리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핵무기 보유)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란의 핵 포기가 대화의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이란도 물러서지 않았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6일 “압박으로 성공하지 못하자 대화하자는 것인가”라며 “미국의 대화 제의는 이란의 힘을 해제하려고 꾸미는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과의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이란 영공이나 영해를 다시 침범한다면 이란의 군 병력은 정면 대응의 의무를 갖고 있다”며 ‘결정적인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란 ISNA통신이 보도했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정부가 제시한 60일 시한이 끝나는 다음달 6일까지 유럽이 여전히 핵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이튿날(7월7일)부터 핵합의 이행 수준을 더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란이 그 한도(저농축 우라늄 저장한도 300㎏)를 무시할 경우 정말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