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폭염도 재난이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폭염도 재난이다

입력 2019.06.27 20:42

수정 2019.06.27 20:52

펼치기/접기

불지옥(inferno).

[녹색세상]폭염도 재난이다

스페인 공영방송(RTVE)의 기상캐스터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의 이름으로 유럽의 때 이른 6월 폭염 소식을 트윗으로 전했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에서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며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는 스페인 북동부와 프랑스 남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고되었다. 만일 이 온도가 현실이 된다면 프랑스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2003년 8월12일 44.1도를 경신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그해에 프랑스인 1만5000명을 포함, 유럽에서 7만명이 사망하였다. 대부분 대책 없이 더위를 견뎌야 했던 노약자와 빈곤층들이었다.

유럽이 이 정도인데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지난 6월17일 인도 동부의 비하르주에서는 섭씨 45도의 폭염으로 184명이 사망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인도 첸나이주에서는 폭염으로 36명이 사망하였고, 가뭄으로 물이 없어 호텔과 식당이 문을 닫기까지 하였다. 죽은 사람도 애통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도 견디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사이언스 어드밴스’지에 실린 영국 브리스틀대학의 기상학자 유니스 로 팀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섭씨 3도 이상 상승하면 LA에서만 2500여명이, 뉴욕에서는 60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폭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예측되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폭염은 주로 노약자와 야외 노동자, 빈곤층에 큰 위협이 되며 특히 포장도로와 고층 빌딩들이 밀집된 대도시는 도심 열섬이 형성되는 탓에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고 보고하였다.

지난 25일 유엔에서 필립 알스턴 유엔 빈곤·인권 관련 특별보고관은 “부자들은 더위, 기아, 갈등을 피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나머지 세계는 극심한 고통을 받는 ‘기후 아파르트헤이트’ 시나리오의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예컨대 2012년 뉴욕시에 허리케인 샌디가 몰아쳤을 때 수천명의 저소득층이 며칠 동안 전기와 의료서비스 없이 방치되는 동안 뉴욕 맨해튼 골드만삭스 본사에서는 수만개의 모래주머니가 준비되고 사설 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했던 사례를 들었다.

폭염은 주차장의 자동차도 불붙게 하고, 타이어에도 펑크를 내며 열사병으로 즉각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데 어째서 미세먼지만큼 관심을 두지 않는 걸까? 우리나라도 벌써부터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폭염경보가 내려지고 있는데 폭염을 미세먼지만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에 살면 집, 자동차, 지하철, 백화점, 찻집, 서점 등등에서 즉각 더위를 날려줄 에어컨이 가동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0년간 탄소연료에 과잉 의존한 탓에 지구가 뜨거워졌고 그 여파로 미세먼지도, 폭염도 심해지고 있는데 전기를 더 써서 더위를 막는 게 잘하는 일일까. 안 그래도 너무 값싼 전기요금을 여름에 한시적으로 내린다는데 옳은 결정일까.

작년 여름 배달 노동자 박정훈씨(35)는 ‘폭염수당 100원을 달라’는 1인 시위를 했다. 한여름에 서 있기도 어려운 가운데 일하는 사람을 배려해 달라는 작은 요청이다. 서울 서초구청이 작년 ‘서리풀 원두막’이라는 이름으로 한여름 보행자를 위해 그늘막을 만들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폭염 발생 이후에 대해 실용적인 대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을 방지하기 위한 예비책에 대해 논의하는 곳은 잘 안 보인다. 아마도 정부와 국회에서 탄소에너지를 자연에너지로 대전환할 에너지기본계획과, 폭염도 재난으로 간주하여 폭염방지법 제정을 통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더위의 기세가 등등한데 국회는 아직도 개점휴업 중이다. 없는 사람은 기후재난 앞에서도 차별받는다. 열받은 유권자들이 폭염보다 더 뜨겁게 응징할 날, 얼마 안 남았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