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8∼11일 유럽을 방문해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현지에서 논의에 동참할 예정이다.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장소와 의제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달 28일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서울|AP연합뉴스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대표가 8∼9일 벨기에 브뤼셀을, 10∼11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다”면서 “유럽 당국자들 및 이 본부장과 만나 북한의 FFVD 달성을 위한 공동 노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의 유럽 방문은 북·미 정상이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이후 이뤄지는 것이다.
한국 외교부도 7일 이 본부장이 9∼12일 독일을 방문, 같은 기간 베를린을 찾는 비건 대표와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와 유럽 당국자들의 만남에서는 북·미 실무협상 장소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실무협상 재개 합의 이후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지역이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월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간 실무협상은 스웨덴에서 열렸다. 2007년 1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만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로 표류하던 6자회담 재개의 가닥을 잡은 곳은 베를린이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의 만남에서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한·미의 입장 조율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남북경협의 대북제재 예외 적용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대북 인도지원과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상응조치로 꼽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의 유럽 방문 기간에 미 실무협상팀과 북측 사이에 대면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선 양측 모두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진 후 만날 가능성이 크지만, 비건 대표와 북측 카운터파트의 전격적인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