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먹지 말아주세요

사진·글 서성일 기자
[금주의 B컷]나를 먹지 말아주세요

지난 7일 오후, 서울광장의 풍경입니다. 주인을 따라 집회 현장에 나온 반려견의 목에 ‘개 식용 종식’이라고 적힌 스카프가 매어져 있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이 외치는 함성에 놀란 반려견이 경계의 눈빛으로 마이크 소리가 들려오는 단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날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권단체 회원들은 ‘개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 1차 궐기대회를 가졌습니다. 집회를 마친 후에는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 앞까지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복날이 다가오면 동물권단체들은 바빠집니다. ‘보신탕’ ‘사철탕’ 등의 이름으로 희생되고 있는 개들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개 도살 금지’와 ‘개 식용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최근에는 부산의 구포 개시장이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초복을 앞두고 방한한 할리우드 배우이자 동물권 운동가인 킴 베이싱어가 기자회견과 집회에 참석해 동물권단체의 주장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개 식용’ 문화 탓에 동물권단체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의 통과가 ‘개 식용 종식’을 앞당길 수도 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혐오 식품’에 대한 논란 탓에 전문판매업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결국은 ‘법률’이 아니라 관습처럼 이어진 ‘문화’를 바꾸는 것이 ‘개 식용 종식’의 지름길일 것입니다.


Today`s HOT
원전 오염 토양 처리 시설 점검 위해 일본 방문한 사무총장 뎅기열 퇴치 캠페인이 시작된 필리핀 미국 겨울 폭풍과 홍수가 몰고 온 흔적 조류 독감 발생 여파, 달걀 관리에 투자하는 농장의 모습
강풍과 많은 눈이 빚어낸 캐나다 비행기 추락 사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기원 미사
평년보다 낮은 기온 맞이한 미국 시카고의 모습 케이프타운 대학생들의 시위
폭풍과 홍수로 피해를 입은 미국,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 과나바라 만 해변 환경오염으로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합치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 팀의 훈련 회담 위해 인도를 방문한 카타르 국왕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