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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모델 못 갖춘 바이오 기업 투자, 재무제표 부채 구성내역·무형자산 살펴야

  • 박동흠 | 현대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수익모델 못 갖춘 바이오 기업 투자, 재무제표 부채 구성내역·무형자산 살펴야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실패 및 기술수출 반환 등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신약개발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보니 유명 해외 바이오 기업들도 빈번히 겪는 일이라 실패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지치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뛰는 게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기술수출이 반환된 한미약품은 그래도 상황이 나은 편이다. 안정된 수익모델로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거둔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연간 2000억원을 투입할 수 있다. 글로벌 신약을 하나 개발하는 데 최소 15년에 1조원을 투자해야 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한미약품은 15년간 글로벌 신약 3개 이상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간에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3개보다 훨씬 많이 만들 수 있다. 이번에 기술 수출이 반환돼 앞으로 더 큰 수익이 발생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게 사라져서 그저 아쉬울 뿐이다.

문제는 수익모델이 아직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에 매진 중인 바이오 기업들이다. 이번에 안타깝게 임상 3상에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못했다고 발표한 에이치엘비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종속회사인 LSKB를 통해 신약개발을 해왔는데 매출액이 없는 상태에서 연간 연구개발비만 2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임상에 막대한 돈이 투입돼야 하는데 성공 가능성이 낮다 보니 금융권에서 차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LSKB와 합쳐서 연결재무제표를 만드는 에이치엘비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시중은행 차입금은 109억원 정도이고,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전환우선주 등을 발행하여 5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이들 사채 및 우선주의 특징은 만기 상환 대신 주식으로 전환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사채권자는 이 회사의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원리금을 돌려받는 대신 주식으로 전환해서 매도할 수 있다.

그런데 임상결과 발표 후 주가가 크게 떨어져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졌다. 예를 들어 전환사채를 인수한 사채권자에게 에이치엘비의 주식 한 주당 7만5000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줬는데 주식시장에서 3만7000원대에 거래가 되고 있으니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에 원리금을 돌려받으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는 사채 상환액과 다시 임상에 투입해야 하는 연구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 회사의 기술력을 믿고 흔쾌히 자금을 대줄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재무제표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또 다른 부분은 바로 무형자산이다. 이 회사의 무형자산은 약 1336억원으로 총 자산 3040억원 대비 44%나 되는데 LSKB 인수와 관련된 영업권과 연구개발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하여 기술적 실현 가능성, 상업적 성공 가능성 등 무형자산 인식을 위한 요건 충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손실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인보사케이주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받은 코오롱티슈진도 1분기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던 개발비를 전액 손실로 처리했었다. 무형자산을 대거 손실로 처리하게 되면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수익모델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바이오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줄줄이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물론 잘되면 좋겠지만 안되는 경우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바이오 기업 투자자나 채권자는 재무제표에서 부채의 구성내역, 무형자산 규모 등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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