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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남미 캐러밴’ 망명 사실상 차단

입력 2019.07.16 13:51

수정 2019.07.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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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직행 망명 막는 규정 발표 “경유국에 먼저 신청하라”

재선용 ‘반이민 카드’ 노골화…멕시코·과테말라는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멕시코를 통해 들어오는 중남미 이민자들의 망명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반이민 정책을 핵심 카드로 내세울 것임을 노골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15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중미 이민자들의 망명 신청을 대폭 제한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미국은 관대한 국가이지만 남쪽 국경에서 외국인 수십만명을 체포하고 처리하는 부담으로 완전히 압도당한 상태”라며 “새 규정이 시행되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망명 시스템을 이용하려는 이들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규정은 관보에 게재되는 16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해서는 예외가 적용된다.

새 규정의 핵심은 중미 이민자들이 경유하는 제3국에 망명을 신청하지 않고 곧장 미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통상 온두라스·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은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과테말라 이민자들은 멕시코를 거쳐 미국 남부 국경에 도착한다. 따라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은 경유 국가인 과테말라 또는 멕시코에, 과테말라 이민자들은 멕시코에 각각 먼저 망명을 신청하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민자가 최소 1개국에 망명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는 증빙이 있으면 미국 남부 국경에서 미국에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3개국으로 대표되는 중남미 이민자들이 무작정 육로로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입국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재선 출정식에서 “우리나라가 범죄자 외국인들이 아니라 법을 지키는 시민들의 안식처가 돼야 한다”며 반이민 공세를 예고한 것의 일환이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는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다.

그는 전날에는 트위터에서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겨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인종차별적 공격을 가했다. 민주당이 반발하자 그는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고 오히려 공세를 강화했다. 반이민 정책을 재선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2020년 대선 전략 차원에서 미국 내 백인 대 비백인, 본토 출생자 대 이민자 간 분리를 시도하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대를 걸쳐 자랑스럽게 여겨온 ‘멜팅팟(각지의 이민자들을 수용하는 용광로)’ 원칙에 직접적으로 반한다”며 “인종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반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멕시코와 과테말라는 트럼프 정부의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망명자 접근을 제한하는 (미국의) 어떤 일방적 조치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헌법재판소는 자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안전한 제3국 협정’을 체결하려는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번 조치는 미국 국내법과 국제법에 모두 저촉되는 불법이라며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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