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중단 압박에도 불구하고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과의 협상을 고대한다면서도 시간과 여유를 주겠다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이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개최키로 합의한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백악관 웨스트윙 벽에 걸려 있다. |블룸버그통신 제니퍼 제이콥스 기자 트위터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연합위기관리연습을 비난한 데 대한 입장과 훈련 일정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이번 가을 연합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협력해 이 훈련 프로그램은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조정됐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요구에 상관없이 훈련을 실시할 것이란 의미다.
앞서 북한은 한국시간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19-2 동맹’ 연습을 비난하며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경고했다. 한·미는 다음달 중에 하반기 ‘19-2 동맹’ 연습을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동맹 연습은 키리졸브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대체한 새 한·미 연합훈련이다. 한국은 동맹 연습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한 연습이라는 입장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동맹 연습 비난에 대해 국방부 소관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 “우리는 물론 협상을 재개하기를 고대하고 있고, 약속의 진전을 이뤄낼 수 있는 모든 방법에 대해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특히 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 회동 이후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팀의 대북 접촉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오라고 요구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전날 언론 인터뷰가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답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처음에 없었던 아이디어를 갖고 오고, 조금 더 창의적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낼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기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면서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30 판문점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하며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재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면서 “나는 전적으로 서두를 게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 국방부가 북한이 비난한 동맹 연습 재개 입장을 확인하고, 국무부 대변인은 시간과 여유를 강조한 만큼 6·30 회동에서 합의된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이 본질이 아니라는 언급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초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북·미 협상 재개 시기 등을 가늠할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