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 생기는 실내 체험동물원에 동물보호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동물복지 측면에서 문제가 됨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다는 이유에서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4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실내체험동물원 ‘주렁주렁’의 영등포점 개장에 맞춰 실내체험동물원의 확산을 규탄하고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개정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개장하는 실내체험동물원 ‘주렁주렁’은 하남, 일산, 경주에서도 운영 중이며 동탄에도 지점 개장을 추진 중인 곳이다.
실내체험동물원 주렁주렁 일산점에서 함께 전시돼 있는 토끼와 거북의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동물보호단체들은 복합쇼핑시설이나 상가건물 내부에서 운영되는 실내동물원은 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육환경과 관람객과의 무분별한 접촉으로 동물복지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들은 게다가 방문객과 사육동물의 잦은 접촉으로 인수공통전염병 감염과 안전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실내체험동물원이 동물 복지에 심각한 위해를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조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며 “자연적 요소와 완전히 단절된 밀폐 공간, 생태적 습성과는 무관한 사육장에서 수십종, 수백 마리의 야생동물을 집약적으로 사육하는 실내체험동물원에서 동물들은 나날이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관람객과의 무분별한 접촉에 하루 종일 노출되는 동물들은 만지고, 먹이를 주는 체험에 물건처럼 사용되면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소한의 복지기준도 없는 환경에서 동물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정형행동을 비롯해 스트레스의 지표로 사용되는 이상행동으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러한 실내체험동물원은 동물뿐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검역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질병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도 되지 않은 동물과 신체적 접촉을 권장하는 실내체험동물원은 인수공통전염병 전파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에서 언제라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는 야생동물과의 거리조차 없어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실내체험동물원은 질병과 사고 발생에 있어 시한폭탄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기준 등록된 동물원·수족관 107개 업체 중 실내 동물원은 절반이 넘는 58곳에 달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주렁주렁 같은 유사동물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이유는 사육환경 기준도 없이 서류상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동물원·수족관을 운영할 수 있는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의 미비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정부에 동물복지와 시민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유사동물원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국회에 현재 발의되어 있는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동물원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하도록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녹색당 동물권위원회(준),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구조119,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 위한 행동,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휴메인벳 등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