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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보도에 유감

아침마다 기후환경 뉴스 클리핑을 하고 있다. 환경재단 주요 후원자께 보내드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과 나누고 있다. 2016년 5월26일부터 시작한 게 오늘 아침자로 755호가 되었다. 깜찍한 속셈은 후원자께 일 년에 한두 번 얼굴 비치면서 돈 달라고 하기 민망해서 매일 아침 인사 겸 환경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가져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오전 5시쯤 일어나서 인터넷 검색을 시작하는데 6시30분이면 발송했던 문자를 요새는 7시 넘어서야 겨우 완성한다. 극단적인 재난 상황일 때만 반짝 보도되고 기후환경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뉴스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그렇다. 뉴스가 없다고 기후 문제가 없냐 하면 그렇지 않은 게 함정이다.

[녹색세상]기후변화 보도에 유감

언론을 흔히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언론 속 기후변화의 빈도는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반영하는 걸까? 최근 세계일보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빅카인즈’를 이용해 11개 종합일간지에서 기후변화(지구온난화 포함) 관련 기사를 검색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12월까지 꾸준히 늘던 기후변화 기사는 사건 기사처럼 이벤트성으로 바뀌게 된다. 최근 5년간 월평균 기후변화 기사는 161건에 불과한 데 비해 ‘부동산’ 기사는 2209건이나 된다. 그렇다면 11개 종합지들이 한 달에 평균 0.5회 보도한 셈이다. 이슈의 엄중함에 비해 너무 적어서 한숨이 나온다.

보도량도 문제지만 보도내용 또한 문제다. 미세먼지가 요동을 쳤던 지난 3월에는 2459건이 보도되었는데, 지금은 미세먼지 기사를 찾기도 어렵다. 전 국민이 불안에 떨며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기후환경회의까지 만들었는데, 미세먼지가 좀 덜한 지금 이 시점에선 침착하게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찾으려는 보도는 찾기도 어렵고, 보도가 된다 한들 주목받지도 못한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서야 비로소 보도되었고, 필리핀으로 위장 수출된 건이 드러나자 환경부를 비난하기 바쁘다.

<팩트풀니스(Factfullness)> 저자 한스 로슬링은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데 특이하게 통계학자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사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실상을 체계적으로 오해하는 10가지 이유를 ‘사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뉴스 클리핑 경험상 이 10가지 중 ‘부정본능(The Negativity Instinct)’과 ‘비난본능(The Blame Instinct)’이 우리나라 뉴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것 같다. 어느 나라든 뉴스는 극적이고 부정적인 소식을 주로 보도한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극적인 상황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건사고 많은 우리나라에서 부정적인 뉴스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건의 원인이나 문제 해결에 대한 탐사보다 너무 즉각적인 결론, 몰매 때리기, 편갈라 공격하기로 비난에 그친다는 게 사건보다 더 큰 문제로 보인다. 앞으로 서울의 온도가 40도를 넘기고, 미세먼지 때문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6개월 이상 비가 안 와서 식량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해운대에 쓰나미가 덮쳐 고층아파트가 붕괴된다면… 기사가 넘치겠으나 얼마나 살아남아 기사를 읽어줄지는 잘 모르겠다.

빌 게이츠는 2010년부터 매년 5~6월 대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해왔는데, 이번에는 추천을 넘어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들에게 직접 <팩트풀니스>를 구입해 선물했다. 이제 막 사회로 진출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명확히 이해하려면 자신의 신념과 실재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정확한 사실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리라. 우리도 언젠간 이런 부자 한 명쯤 볼 날 있겠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의 가장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활동 때문에 기후변화가 나타났을 가능성은 95~100%다.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는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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