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단것 당기는 시간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단것 당기는 시간들

입력 2019.07.25 20:28

수정 2019.07.25 20:37

펼치기/접기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단것 당기는 시간들

당 권하는 사회. 한때 매운 음식 권하는 사회에서 이제는 당이다. 모두 스트레스와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가 매운 음식과 당을 요구한다는 사회적, 의학적 연구 결과를 내놓곤 한다.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느낀다. 비록 설사를 할지언정 미친 듯이 매운 닭발을 뜯고 떡볶이를 흡입할 때가 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다. 속은 쓰리지만 머리꼭지가 벗겨질 것 같은 쾌감이 몰려온다. 문제는 ‘혈중 매운 농도’가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매운맛의 마력이 뚝뚝 추락하고 나면 허탈해진다. 그래도 땀 한번 흘리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힘을 얻는다. 매운 것도 먹었으니, 자 이제 한번 또 해보자고, 이러면서. 우리는 늘 그렇게 막막한 세상에 부딪히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단것 당기는 시간들

설탕도 그렇다. 매운 것 못지않게 갈망의 농도가 우리 몸에 부표처럼 떠다닌다. 일정한 당의 용량을 원하는 것 같다. 굵직한 기억으로는 군대 시절의 한 토막. 이등병 시절에 휴가를 나왔다. 나도 모르게 동네 슈퍼에 가더니, 커다란 젤리 한 상자를 집어들‘더란다’. 따옴표를 한 건, 나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목격한 누나의 진술이었다. 대체로 군대의 졸병은 단것을 심하게 찾는다.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는 까닭일 것이다. 병영생활에 적응한 말년 사병이 무의식적으로 젤리를 찾지는 않을 것이다. 군인도 아닌 나는 이런 일을 자주 겪는다. 얼마 전에는 술을 한잔 마시고는 역시 ‘나도 모르게’ 편의점에서 초코파이 한 상자를 사서 그 자리에서 먹었다. 여러 가지 피곤한 일이 많았다. 술을 마시자 나도 모르게 당에 대한 갈망이 솟구쳤던 셈이다.

어렸을 때 찬장 구석에는 어머니의 비장의 양념이 몇 가지 숨겨져 있었는데 그중에는 설탕도 있었다. 1970년대는 이미 설탕 값이 충분히 싸져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더운 여름에는 설탕 두어 숟가락을 퍼서 스테인리스 대접에 담은 찬물에 풀어 마시기도 했다. 일종의 청량음료 대용이었다. 우리 나이 또래는 설탕에 충분히 노출되어서 살았다. 세계의 설탕은 더 이상 비싼 재료가 아니었다. 하지만 인류는 오랫동안 설탕이 없거나, 있더라도 귀한 시절을 보냈다. 중세에 중국 남부에서는 사탕수수가 재배되면서 설탕 맛을 볼 수 있었다. 조선은 설탕의 청정지대에 가까웠다. 왕과 그 일가나 되어야 설탕 맛을 보았다. 기록에는 명나라 사신이 조선 임금 단종에게 설탕 한 상자를 바쳤다고 쓰고 있다. 조선은 맥아당과 꿀로 당을 만들어 썼다. 특히 맥아당은 식량인 곡물에서 얻어야 하므로 엄격하게 통제되고, 만들더라도 비싼 재료였다. 그러니 그 시절 스트레스는 뭘로 풀었을까 싶다.

요즘 가장 뜨고 있는 음료는 흑설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마셔보니, 원당의 구수한 맛이 나서 괜찮았다. 요는, 이 음료가 너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을 받는 회사들이 엄청나게 늘었다. 유행이 얼마나 갈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다들 한 종목에 쏠리고 유행은 사라져 버린 쓰라린 경험이 한둘인가. 음식료업계는 이 부분에 트라우마가 있다. 한번 냉정히 봐야 할 일.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