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에 보도된 시위 주도자들과 미국 영사관 관계자가 만나는 장면 /홍콩 대공보 캡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경쟁적 보복관세 부과에 이어 환율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영사가 홍콩 시위대를 만난 것을 두고 중국은 “홍콩 문제 개입을 중단하라”고 경고하고 나섰고, 미국은 중국측의 미국 영사관 관계자 신분 공개 등에 대해 “폭력배 정권(thuggish regime)”이라고 비난했다.
홍콩 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확전 중인 미·중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의 친중국 매체들이 미국 영사가 홍콩 시위 주도자들과 만나는 사진을 공개하며 홍콩 시위 미국 배후설을 제기하자 중국은 미국 관원을 초치해 항의했고, 미국은 중국의 행태가 폭력배같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홍콩시위 주도자들과 미국 영사가 만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중국을 공개 비난했다. 그는 “미국 외교관의 개인 정보와 사진, 자녀의 이름을 누설하는 것, 나는 그것이 정상적 항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폭력배 정권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것은 책임 있는 국가가 행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 외교관이 시위 관련자들을 만난 데 대해서는 “미국 외교관들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의 외교관들도 하는 것”이라며 외교관들의 당연한 임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는 9일 성명을 통해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을 “강도 같은 논리”라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사무소 대변인은 “중국에 대한 공공연한 비방으로 미국의 흑백을 뒤집는 강도 같은 논리와 유아독존의 패권 사고를 다시 드러낸 것이다.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돌을 들어 제 발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콩의 친중국 매체인 대공보 등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혁명’의 선두에 섰던 조슈아 웡(黃之鋒) 등 야당인 데모시스토당 지도부, 홍콩대학 학생회 관계자들이 지난 6일 홍콩의 한 호텔 로비에서 한 외국 여성과 만나는 사진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웡은 홍콩 주재 미국 영사와 만났다고 밝혔고, 중국의 한 매체는 이 여성이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 정치 부문 책임자라며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또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는 지난 8일 미국 총영사관 고위급 관원을 초치해 해명을 요구하고 “중국은 그 어떤 국가나 조직, 개인이 그 어떤 방식으로든 홍콩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