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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습 병행제법, 시행도 전 ‘나쁜 도제학교법’ 논란

입력 2019.08.20 22:25

수정 2019.08.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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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학습·노동권 보장” 불구…노동계 “열악한 노동 면죄부”

학생 44%도 “주로 잡일” 불만

안전 사고 우려 응답도 65.2%

학업과 취업훈련을 동시에 진행하는 ‘도제학교’를 법으로 규정한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일학습병행제법)이 시행도 되기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계 등은 “학생들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모는 악법”이라며 법과 도제학교 모두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20일 국회에선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학습병행제법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일학습병행제법은 2014년 시작된 도제학교를 법으로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제학교는 특성화고교 2·3학년 학생들이 학교와 산업현장을 오가며 일과 공부를 모두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제도다. 올 4월까지 8만3821명의 학생이 훈련생 신분으로 도제학교에 참여했지만, 관련법이 없어 수년간 제정 논의가 이어진 끝에 올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법 제정을 통해 도제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노동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동계와 일부 특성화고 학생·학부모 등은 일학습병행제법이 가뜩이나 열악한 학생들의 현장실습 실태를 ‘인증’해주는 꼴이라며 반발 중이다. 이날 토론회도 일학습병행제법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2017년 제주도에서 모 음료업체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로 사망한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교육이란 이름으로 값싼 노동에 학생을 부리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어서 그간 현장실습 폐지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지금 직업계고 현장실습은 ‘학습중심’으로 이름만 고쳐 도제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은 “법에 보면 학생들의 각종 안전 사항에 대해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다’라고만 돼있다”며 “현장의 성인노동자에게도 지켜지지 않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고등학교 실습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송정미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장은 전남도교육청의 주도로 구성된 ‘전남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실태조사 TF’가 지난해 전남지역 도제학교 참여 학생 6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도제교육은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43.9%가 현장에서 주로 하는 일로 ‘박스 옮기기, 창고정리, 지게차 운전 등’을 포괄한 ‘기타’라고 답했다. 이어 청소(20.4%)와 허드렛일(12.1%) 순으로 나타났다. 송 센터장은 “도제학교가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학생들이 주로 잡일에 동원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안전 우려 응답도 많아 학생들의 65.2%는 “일을 하다가 다칠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학생의 33.7%는 “자신 혹은 친구가 일을 하다가 다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일하다가 다친 경우 “산재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답변도 42.5%로 나타났다.

정부 측 토론자로 나선 송달용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은 “교육과정 부족 문제는 앞으로 학교 선생님들과 기업의 현장 전문가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며 “도제학교가 제도적 지원 속에 나아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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