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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9월5일 약과 10개 700원, 햇밤 1되 1000원···30년 전 추석물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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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9월5일 약과 10개 700원, 햇밤 1되 1000원···30년 전 추석물가 살펴보니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추석 대목을 맞은 서울 동대문 시장의 모습. 1989년 9월12일자 경향신문.

추석 대목을 맞은 서울 동대문 시장의 모습. 1989년 9월12일자 경향신문.

■1989년 9월5일 추석맞이 준비, 정성껏 알차게

추석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떤 계획 세우고 계신가요?

전통적인 명절 문화가 사라지면서 일가 친척들이 모여 시끌벅적한 연휴를 보내는 추석 풍경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손님맞이, 차례상 준비를 위한 음식 장만 부담도 전보다 줄어들었죠.

30년 전, 추석을 앞두고 경향신문에는 추석 맞이 준비 기사가 크게 실렸습니다. 장은 어디서 보면 좋은지, 선물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꼼꼼한 조언과 더불어, 당시의 추석 물가도 살펴보시죠.

[오래 전 ‘이날’]9월5일 약과 10개 700원, 햇밤 1되 1000원···30년 전 추석물가 살펴보니

“차례를 지내는 가정에서는 5~7일전부터 차근히 차례용품을 준비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석이 임박할수록 시장이나 백화점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복잡해지고 가격도 다소 오르기 때문이다. 또 친지나 이웃에게 선물을 할 때도 시간 여유를 두고 준비해야 실수가 없다. 자칫 급히 선물을 사다보면 불량품을 구입, 받는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쉽다. 특히 선물을 정성이 중요하므로 값비싼것보다 주는 이의 형편에 맞게 실용적인 것으로 준비하도록 한다”

요즘은 불황과 전통시장 침체로 명절에도 한적한 시장의 모습이 전해지곤 하는데요, 당시 명절을 앞둔 시장은 발디딜 틈없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명절에 볼 수 있는 흥겨운 풍경 중 하나였죠.

분야별 유명한 ‘전문시장’도 제각각 달랐는데요, 서울의 경우 차례용품은 제기동 경동시장과 신당동 중앙시장에서, 과일은 동서시장에서, 건어물은 중부시장에서 장을 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차례용품의 가격은 어땠을까요?

약과(10개)가 700원, 산자 500~800원, 사탕 400~700원, 곶감(10개) 1000~1500원, 햇밤 1되 1000원, 다식은 600~1200원이었습니다.

한국물가정보가 발표한 2019년 추석 제수용품 물가정보에 따르면 약과(9개) 3000원, 산자(1봉지) 5000원, 사탕(1봉지)은 2000원입니다. 곶감은 10개에 8000원, 밤은 1되에 7000원, 대추는 1되에 5000원이네요. 모두 전통시장 기준입니다. 비교가 좀 되시나요.

기사에서는 제수용품 잘고르는 방법도 꼼꼼히 전하고 있습니다.

“밤은 윤기가 흐르고 색이 짙고 투명한 것이 좋고, 햇곶감은 흰가루가 없고 빨간 빛이 도는 것을 고른다. 대추는 크고 색이 파랗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차례상에 오르는 나물류는 고사리가 100g에 1만~1만5000원, 마른도라지는 600g에 7500원선이며 젖은 도라지(1관에 7000원)는 1관을 말려야 마른도라지 1근이 나온다”

말린 도라지는 줄기에 매듭이나 부스러기가 없어 매끈한 것, 노르스름한 빛이 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고 너무 검거나 흰것은 건조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므로 피해야 합니다.

“도라지는 물에 잠깐 불렸다가 살짝 데쳐 쓴물을 뺀 뒤 기름에 달달 볶고 고사리는 물에 불린 뒤 푹 삶았다가 요리”하라고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대한주부클럽 생활관에서 열린「추석차례지내기 예절강습」. 1989년 9월12일자 경향신문.

대한주부클럽 생활관에서 열린「추석차례지내기 예절강습」. 1989년 9월12일자 경향신문.

다음은 건어물입니다.

건어물의 경우 북어포가 500~1000원, 조기는 3000~1만2000원 선이었습니다. 피문어는 3500원~3만원, 백문어(다리 1짝)는 1500원~6000원이었고 대구포는 예년보다 비싼 3000원~1만5000원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북어포는 1마리에 5000원, 조기는 3마리에 1만원, 대구포는 1만1000원입니다.

쌀과 과일류는 서울시내에 있는 농협슈퍼마켓 및 공판장 49개소에서 시중보다 싼값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농협 기준으로 여주쌀은 20㎏에 2만4000~2만5000원, 사과와 배는 1상자 기준으로 각각 1만5000원~1만6000원, 1만7000원~1만8000원에 판매되었네요.

올 추석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만큼 출하 시기가 이른 햅쌀과 과일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햅쌀은 2㎏에 6000원, 사과와 배는 3개 기준으로 각각 1만2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양 자체가 크게 줄어서인지 가격 책정 기준도 작아졌습니다.

추석 백화점 식품관의 모습. 화려한 포장의 과일 바구니들이 눈에 띈다. 1989년  9월9일자 경향신문.

추석 백화점 식품관의 모습. 화려한 포장의 과일 바구니들이 눈에 띈다. 1989년 9월9일자 경향신문.

온라인 배송이 일상화된 요즘과는 달리 당시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기사에서는 포장하기 전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고 가격과 품목명만 보고 주문하면 자칫 상하거나 부실한 내용물을 선물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통신판매를 이용해 선물을 보낼 경우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대한주부클럽 연합회 소비자보호부장은 “예년 추석때 백화점의 통신판매로 보낸 선물을 풀어본 뒤 내용물이 변질됐거나 망가졌다는 고발이 적지 않았다”며 직접 내용물을 눈으로 확인한 뒤 포장할 것을 조언했네요.

특히 통조림이 아닌 과일이나 정육, 생선 등의 식품류는 반드시 ‘선 확인 후 포장’할 것을 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의 통신판매를 이용할 때는 선물받는이에게 구입처를 알려주어 문제가 있으면 교환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를 우롱하는 상술을 퇴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절약은 추석 선물의 미덕으로 여겨졌습니다.

선물을 주는 이의 형편에 맞추지 않고 받는 이를 의식해 무리하게 값비싼 것을 구매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값비싼 한우는 받는쪽에도 부담을 느낄 수 있고, 각 가정에 필요한 실용적인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도 정성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되새길만한 조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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