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땐 ‘코언 폭로’
당시 ‘물타기용 노딜’ 분석
외교 성과로 돌파할 수도
‘세계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 절차에 직면하면서 당면한 대외 현안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조만간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유력시되고 있는 데다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북핵 문제와 한반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확실한 것은 미국 대외관계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점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세에 몰린 사정상 통 큰 합의는 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미 실무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갖는다 하더라도 미 정부가 기존 입장에서 크게 양보하는 합의를 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던 만큼,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줄 합의를 하기보다는 상황 관리에 주력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이 결국 ‘노딜’로 끝난 배경에도 미 국내정치 이슈가 자리 잡고 있었다.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과거 행적과 치부를 폭로했는데,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협상을 무산시켰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방어에 주력하느라 북·미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긍정적 기대도 일각에서 들린다. 상황 반전을 위해 ‘깜짝 쇼’를 자주 활용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이번에도 국내 정치적 위기를 외교적 성과로 돌파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이후 증폭되고 있는 미·이란 간 갈등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적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일촉즉발까지 다다랐던 군사적 긴장을 다시 고조시킬 가능성이 우려된다.
내달 중순 미·중 고위급 대표 무역협상에도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팜 벨트’로 불리는 중부 농업지역 유권자들을 고려해 전격 협상 타결을 이끌 수도 있고, ‘시선 분산용’으로 무역전쟁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다.
국제 정세에 민감한 세계경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트럼프 탄핵 절차 개시 선언이 나온 직후 개장한 한국·중국·일본 증시는 25일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