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최소 1300km ‘신형 북극성’
F-35A 공개 반발·대미 압박 풀이
정부 “우려”…트럼프 반응에 주목
북 실무대표 스톡홀름 비행편 예약
북한이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이번 발사체는 단거리 미사일이나 방사포와 달리 사거리 최소 1300㎞ 이상의 준중거리 미사일로 전략무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지난해 이후 북한이 단거리(1000㎞ 미만)를 초과하는 미사일을 쏜 것은 처음이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 발표 하루 만에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7시11분쯤 강원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최대 사거리는 약 450㎞이며 정점고도는 약 910㎞로 평가했다. 청와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연 뒤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SLBM은 고각으로 발사된 점에 비춰 실제 사거리는 2000㎞ 이상일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신형 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극성-1형의 사거리는 약 1300㎞이고, 북극성-2형은 1형을 지상 발사용으로 개조한 미사일이다.
북한의 SLBM 발사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4~5일 북·미 예비접촉과 실무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체제안전보장을 주요 의제로 부상시키는 동시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대미 압박용으로 풀이된다.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3일 오후 1시50분 중국 베이징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비행기편을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실무협상 장소로 스톡홀름이 유력해졌다. 김 대사는 스톡홀름에서 돌아오는 항공편은 아직 예약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발사는 한국 정부가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스텔스 전투기 F-35A를 공개한 데 대한 반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북한은 그간 우리의 전력증강을 비난해왔다”고 했다. NSC는 긴급 상임위 직후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이 SLBM으로 보이는 미사일 시험을 단행한 것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을 향해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결의를 준수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SLBM 발사를 두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SLBM은 단거리 미사일과 차원이 다른 전략무기이고, 미국의 괌까지 타격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오기 때문이다.
북한 발사체는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따라 일본과 관련 정보를 교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