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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4명 중 1명이 ‘정신질환’ 2차 피해

우울증에 잠 설치고 극단적 생각…“가해자는 멀쩡히” 화병

직장갑질119 “산재 인정, 치료기록 중요…신속 판정 노력을”

직장인 ㄱ씨는 나름 멘탈이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겪고 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못해 난생처음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 주말에도 상사가 내내 머릿속에 떠올라 ‘출근하면 어떡하지’란 걱정으로 잠을 설친다. 수면진정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도 복용 중이지만 별 효과가 없다. ㄱ씨는 “어렵게 얻은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이제까지 사람들과 큰 갈등 없이 살아왔는데, 정말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올 7월16일부터 9월30일까지 이메일로 제보된 직장 내 괴롭힘 사례 337건 중 98건(25.9%)은 정신질환을 호소하고 있었다고 9일 밝혔다. 직장갑질을 제보한 사람들 중 네명 중 한명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셈이다.

ㄴ씨는 제보 메일에서 “인사할 때 눈빛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등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며 지적하는 상사 때문에 퇴근길에 공황장애 증상이 와서 정신과에서 화병 진단을 받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ㄷ씨는 “다른 직원과 비교하고 면전에서 무시하는 상사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신경과에 다녔고 결국 정신과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하루하루 약으로 버티며 살아가는데 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갑질을 권리처럼 누리고 산다는 게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신질환과 관련된 업무상 재해 인정은 2015년 30.7%, 2016년 41.4%, 2017년 55.9%, 2018년 73.5%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산업재해보상보험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직장갑질 119는 “직장갑질이 원인이 돼서 정신과를 방문하는 경우 주치의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며 “치료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진료기록이 산재로 인정받기 위한 구체적인 근거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정신질환 관련 산재 판정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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