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늘어나는 한계기업, 저성장시대 건너는 방법은 ‘영업비용 절감’](https://img.khan.co.kr/news/2019/10/13/l_2019101401001374900118751.jpg)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배포한 2019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계기업이 외감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3236개)로 2017년 13.7%(3112개)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향후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비중도 2017년 19%에서 2018년 20.4%로 늘어났다. 여기서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예를 들어 식품 제조업을 하는 상장기업인 ㄱ사의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 생산을 위해 발생한 매출원가가 850억원, 판매비와 관리비가 140억원이라면 회사의 영업이익은 10억원이다.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돈이 400억원이라 매년 이자비용으로 16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ㄱ사는 식품을 제조하고 판매해서 10억원의 이익을 거두었지만 은행에 내야 하는 이자비용만 16억원이다. 즉 6억원이 부족하고 이를 이자보상배율 공식으로 계산하면 0.625로 1 미만이다. 이런 상황이 3년 지속되면 한계기업으로 부른다. 결국 사업을 해서 번 돈으로 차입금 원금은 물론 이자비용조차도 내기 어렵다. ㄱ사는 이자비용 지급을 위해 돈을 더 빌려오거나 갖고 있는 금융자산을 현금화해야 할 것이다.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재무구조는 계속 악화할 수밖에 없다.
외감기업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을 의미한다. 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정 자산, 매출액 규모 이상인 주식회사는 반드시 외부감사를 받게 되어 있다. 통상 직전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 12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세부 요건을 따져서 결정하게된다.
한은에서 조사한 결과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기업들 재무제표를 보면서 계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일정 규모 미만의 소기업까지 확장한다면 한계기업과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시설투자를 해야 하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자본금 투자를 충분히 받지 않는 한 차입금 부담을 안고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영업이익을 만들려면 매출액을 늘리거나 영업 관련 비용인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여야 한다. 매출액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해야 한다. 시장규모가 커지는 업종이나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면 판매량 증가가 가능할 것이다. 판매량이 정체일 때는 제품 가격을 올려서 매출액을 늘릴 수 있다. 단,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시장점유율이 높거나 독과점 지위에 있는 몇몇 기업들만 가능하다.
매출액 증가가 가능하지 않다면 영업비용을 줄여야 한다. 원재료비 부담이 큰 회사는 생산 과정에서 낭비요소가 없는지 점검해야 하고 대체 가능한 원재료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인건비와 임차료 같은 고정비 부담이 큰 회사는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이 이익 감소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더 줄일 수 없다면 매출액을 늘리거나 다른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잘될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사이클을 탄다. 중요한 것은 위기가 왔을 때 대응하는 방법을 잘 찾는 것이다. 그래야만 ‘롱런’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찾아보면 한계기업이 정상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로 많았다. 저성장시대에 사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각기 상황에 맞게 매출을 늘리거나 영업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나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