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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간 끈다면 망상”…북, 3일 만에 또 담화 ‘초조함’ 표출

입력 2019.10.27 22:38

수정 2019.10.2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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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말 시한’ 앞두고 잇단 압박 메시지 왜

대미 협상라인서 빠졌던 김영철 내세워 ‘새 셈법’ 재차 요구

“트럼프 친분 한계, 실질 진전 없어…지금도 교전관계 지속”

김정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찾아 강한 질책 ‘기강 다잡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 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 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7일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장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올해 말)을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미 협상라인에서 빠졌던 김 부위원장이 대미 메시지를 들고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연말을 시한으로 설정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지만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초기 북·미 협상을 주도했던 강경파를 내세워 대미 압박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담화를 내고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얼마 전 유엔총회 회의에서 미국 대표는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 조치를 걸고들면서 조미(북·미) 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느니, 북조선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 제재 결의 이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 있으며, 추종 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공화국 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미 전략사령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불량국가’로 칭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에 대한 방어 역량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 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압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적대행위들과 잘못된 관행들로 뒤틀릴 뻔했던 조미관계가 그나마 유지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형성된 친분관계 덕분”이라면서 “그러나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조미 수뇌분들 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 수 없으며 조미관계 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미관계에서는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후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지한 것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로 내세우면서도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수사만 늘어놓을 뿐 협상 진전을 위한 새로운 셈법을 내놓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김계관 외무성 고문에 이어 잇달아 원로들을 앞세워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초조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과의 긴장 국면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딜레마가 깊어지는 모양새”라고 봤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현대화 공사가 진행 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아 “일꾼들이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했다”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 있는가”라며 ‘엄하게 질책’했다고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자력갱생을 위한 내부 기강 잡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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