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까지 전달 엔진 진동 개선해야
주유구 개폐기 작동음도 거슬려
![[시승기]현대차 ‘쏘나타 센슈어스’, 파워는 높이고 소음은 줄여…실내 디자인은 중형 세단 최고 수준](https://img.khan.co.kr/news/2019/11/03/l_2019110401000118400018511.jpg)
현대자동차가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엔진 힘은 강하게 만든 쏘나타 가지치기 모델 ‘센슈어스’를 내놓았다. 그동안 쏘나타 2.0ℓ 가솔린 모델은 힘이 부족하고 소음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6ℓ 터보 모델 센슈어스는 이런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배기량이 400㏄가량 줄었지만 파워는 2.0ℓ 가솔린 모델을 압도한다. 터보차저(과급기)를 달아 최고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27.0㎏·m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2.0ℓ 엔진보다 출력은 20마력, 최대토크는 무려 7㎏·m나 높아졌다.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살짝만 눌러도 걸걸한 엔진음과 함께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초기 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도 밟는 족족 속도가 붙는다. 테스트장 직선로에서는 어렵지 않게 시속 200㎞를 찍고도 더 밟아 달라고 떼를 쓴다.
서스펜션은 다소 딱딱하다. 유럽차보다 단단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잘 닦인 고속도로에서는 매끈하게 달리지만 노면 사정이 나쁘면 엉덩이가 불편할 때가 더러 있었다. 운전대는 원가가 비싼 랙 타입 전기모터 구동방식을 채택했다. 현대차는 조타 직결감이 개선됐다고 설명했지만 조금 더 개선했으면 한다.
차체 아랫부분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제외하면 소음은 많이 사라졌다. 앞유리와 앞좌석 좌우 유리창에 이중접합유리를 채택해 풍절음과 외부 유입 소음을 줄인 덕분이다. 하지만 엔진 진동이 엉덩이와 헤드레스트까지 전해진다. 요즘 출시되는 자동변속기 차량은 기어를 주행(D)에 놓아도 운전대나 시트로는 진동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데, 센슈어스는 좀 예민한 운전자면 느낄 정도다. 기어를 중립(N)에 놓아 동력을 차단해보면 진동의 세기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새 플랫폼의 소음진동(NVH) 대책을 좀 더 강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형 세단치고는 실내가 넓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브라운과 그레이 투 톤으로 장식한 대시보드, 고급스러운 가죽시트, 두툼한 크롬 도금 도어 핸들, 천장에 배치된 다양한 버튼류…. 쏘나타 센슈어스의 실내 디자인은 국산 차 가운데서도 최상에 가깝다. 굳이 윗급인 그랜저가 필요할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사소한 단점도 보인다. 주유구 개폐기 작동음이 너무 크다. 리모컨으로 도어 잠금을 누르면 개폐기가 함께 잠기는데, 그때 나는 소리가 주변 사람을 돌아보게 만들 정도다. 일부 하이그로시 내장재는 여전히 불만족스러운데, 센터 콘솔 파킹센서와 뷰 카메라, 오토홀드 버튼 주변 하이그로시 표면이 매끈하지 않다. 앞좌석 좌우측 유리창에 쿼터 글라스를 만들어 측면 시야를 확보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오른쪽은 사이드 미러 위치 때문에 쿼터 글라스 반 이상이 가려져 무용지물이다. 위치를 변경할 수 없다면 오른쪽 사이드미러만이라도 두께를 줄이면 어떨까.
2.0ℓ 가솔린 모델에 비해 80만~100만원 비싸졌지만 몇년 타다 보면 배기량 축소에 따른 세금 절감 효과로 상쇄된다. 그렇다면, 망설이지 않고 쏘나타는 센슈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