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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에도 100억달러…중동에도 손뻗치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있는 아람코 본사 전경|위키피디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있는 아람코 본사 전경|위키피디아

중국이 중동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가 예고된 상황에서 중국이 최대 100억달러(약 11조609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경제력을 내세워 중동의 ‘힘있는 파트너’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면서 “미국은 세계 경찰이 아니다. 미국 이익이 걸릴 때만 싸운다”고 밝히는 등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는 와중의 행보여서 두드러진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 실크로드펀드 등을 포함한 몇몇 중국 기업이 아람코 상장에 50억달러에서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람코 기업공개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역점 사업이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지만, 서방 투자기관들은 1조6000억~1조8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아람코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중국의 투자는 사우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람코 투자로 국제 석유시장에서 더 강한 입김을 자랑하게 됐다. 유럽외교협회(ECFR)가 지난달 말 공개한 ‘중동에서의 중국의 그레이트 게임’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원유 수입국 상위 15개국 중 7개국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다.

사실 중국의 중동 투자는 전방위적이다. 석유 수입은 물론 인프라 건설, 무역 등 곳곳에 손길을 뻗었다. 중국은 2018년 이란과 360억달러, 이스라엘과 139억달러, 터키와 216억달러 등 아랍국들과 약 2443억달러에 달하는 무역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내년 월드컵을 치르는 카타르는 루사일 스타디움 건설 공사를 중국 기업에 맡겼다. 사우디의 정유시설이나 고속철도 공사도 중국 회사 몫이었다. 이라크, 시리아 등 전쟁을 치른 아랍국들의 재건에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아람코에도 100억달러…중동에도 손뻗치는 ‘중국’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고 주춤하는 와중이어서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더 주목받고 있다. 실제 뉴스위크는 최근 보도에서 ‘러시아의 외교’와 ‘중국의 돈’이 새로운 중동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개입, 터키와 쿠르드족 휴전 합의 유도 등으로 중동의 중재자로 떠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도 “특별한 기회”라면서 아람코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러시아는 어떻게 중동의 키플레이어가 됐나


다만 중국이 영역을 넓혀가는 만큼 중동에서 짊어져야할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CFR는 “중국이 그동안에는 정치적인 고려 없이 중동에 투자할 수 있었다. 최근엔 미국으로부터 이 지역 안정을 위해 정치·군사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지난달 중국 석유기업은 이란이 추진하는 천연가스 사업에서 빠지기로 했는데,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자 당초 관심을 보여왔던 이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이스라엘 기업들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미국의 경고 한 마디에 중국과의 거래를 철회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이 지난 6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환영식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이 지난 6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환영식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발표한 이래로 중동 투자를 늘려왔다.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외교 정책으로 꼽힌다. 중동은 일대일로 계획 안에서도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잇는’ 전략적 지역이다.

지난 4일 중국 주도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협정문이 타결된 후 시진핑 주석의 행보도 거침없다. 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10일부터 15일까지 그리스를 국빈 방문하고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그리스는 포르투갈, 동유럽 국가들과 함께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에서 대규모 경제 지원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에서도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우군이 되어줄 국가들의 지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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